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3일 양양 남애초등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3일 오전 9시 양양군 남애초등학교를 방문해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정 교육감은 전날 강릉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 회의 참석 후 양양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교육감을 비롯해 엄기영 강원도교육청 자치분권팀장, 한명진 속초양양교육장, 황현정 양양교육지원센터장, 윤길중 남애초 교장 등 교육 관계자와 농어촌 유학생, 학부모가 참석했다.
정 교육감은 학부모 간담회에서 “서울의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교원 수와 예산까지 줄어드는 건 옳지 않다”며 “농어촌유학이 좋은 제도로 지속되려면 학부모들의 여론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서울에서 전국 각지로 농어촌유학 중인 학생은 370여명이며, 이를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농교육 관련 법률도 마련된 만큼 여론이 뒷받침된다면 유학 기간을 2년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농어촌유학을 통해 자녀들이 체육활동과 자연 속에서의 경험을 충분히 누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한 학부모는 “서울에서는 체육활동 공간이 부족했는데, 남애초에서는 술래잡기놀이부터 서핑까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에 감동해 눈시울이 붉어졌다”면서, “어렸을 때의 신체적 안정감은 평생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농어촌 유학이라는 제도를 처음 들어봤다는 사람이 많다”며 “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정 교육감은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며 “다양한 커뮤니티에 농어촌유학 관련 글을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간담회에서는 양양의 정주 여건, 중·고교 연계, 입시 지원 등과 관련한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해 교육 관계자들이 중장기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명진 속초양양교육장은 “농어촌 유학이 초등학교에서 그치지 않고 고등학교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학부모와의 간담회에서는 농어촌유학의 긍정적인 경험과 제도적 보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학부모 간담회 후에는 학생들과의 자유로운 면담 시간도 이어졌다. 한 남애초 학생은 “친구들이 많아져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윤길중 남애초 교장은 간담회 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농어촌유학 초기 거주공간 확보를 위해, 마을 이장과 함께 마을을 돌며 집주인들을 설득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그 결과, 2024년 2학기 기준 11명이었던 남애초 학생 수는 유학생 32명이 추가돼 총 43명으로 증가했고, 복식학급으로 운영되던 2학년과 3학년이 단식학급으로 전환돼 전 학급이 단식학급화 되는 등 교육여건이 개선됐다. 그는 농어촌학교의 유학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 그리고 군과의 긴밀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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