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가뭄극복을 위해 농민들이 논에 물을 대기 위한 양수호수를 설치하고 있다.
속초지역의 만성적인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고성군의 상수원을 끌어오는데 필요한 국비 75억원(지방상수도 비상 공급망 구축사업비)이 내년 예산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을 놓고 지역사회가 새해벽두부터 뜨겁다.
속초시가 안정적인 식수원 확보를 위해 정부와 국회에 건의한 비상 공급망 구축사업비 75억원이 반영되지 않은 사실이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정문헌 국회의원측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속초시와 상수도 공급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인 고성군이 돌연 상수원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속초시와 정 의원측이 만성적인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이 지난해 가뭄피해를 겪은 충남 서부지역에는 수 천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데 반해, 제한급수까지 실시했던 속초지역은 내년에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며, 정부 예산의 지역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병선 시장은 해당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전무해 시민들의 상실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이후 정문원 의원측이 곧바로 반박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최근 속초지역 한 사회단체 송년식에서 이 단체 관계자가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속초시가 요청한 것은 상수도 비상 공급망사업인데, 이는 고성군과 합의가 필요한데다 고성군에서도 물이 부족하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비지원은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노후 상수관로 정비사업은 국비 대상사업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대응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비 확보에 소극적이라는 지역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측은 정확한 사실 전달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속초시는 정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고성군이 국회 의정연수원 건립 등 각종 개발사업과 향후 금강산관광 재개 등으로 지역 내 급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상수도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속초시에 통보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해 7월부터 강원도 주관으로 고성군에서 생활용수를 끌어오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에 지방상수도 비상 공급망 구축사업비 75억원, 노후 상수관로 정비사업비 370억원 등의 지원을 건의했었다.
이와 관련, 일부 지역주민들은 “물 문제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되는 것 같다”며 “만성적인 식수난 해결을 위해 서로 긴밀히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는 “도 주재 하에 고성군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역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다보니, 고성군에서 식수 공급 불가 입장을 표명한 한 것 같다”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명진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