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설악산에서 온몸이 하얀 ‘알비노 다람쥐’가 등산객들의 눈에 잇달아 포착되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설악산을 산행하던 한 탐방객이 설악폭포 부근에서 흰 다람쥐(알비노 다람쥐)를 발견해 제보했다고 밝혔다. 이 탐방객은 남설악탐방지원센터에서 대청봉 구간을 산행하던 중 흰 다람쥐를 발견하고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제보했다.
김동수 양양교육지원센터장도 지난 3일 설악폭포에서 알비노 다람쥐를 촬영해 본지에 알려왔다.
설악산사무소는 설악산에서 알비노 다람쥐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08년 내설악 수렴동 계곡에서 발견된 이후 10년만이라고 했다.
알비노는 유전적으로 피부, 털, 눈 등의 멜라닌 색소가 결핍돼 발생하는 선천적 유전현상으로,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10만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비노 개체는 태어날 때부터 온 몸이 하얗기 때문에 다른 개체에 비해 포식자의 눈에 발견되기 쉬워 야생상태에서 생존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지리산국립공원 대성계곡, 2015년 북한산국립공원에서 알비노 다람쥐가 발견된 적이 있으며, 2017년 6월에는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알비노 오소리가 발견됐었다.
김의경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 박사는 “알비노 현상은 멜라닌 결핍으로 야생동물의 몸과 피부가 흰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다람쥐에게 나타나는 것은 드물고 희귀한 유전자 돌연변이 현상이다”고 했다.
김동수 양양교육지원센터장은 “하얀색 다람쥐가 자신의 영역인지, 바위 위에서 먹이를 먹다가 사람을 보면 금방 도망가곤 했다”며 “앞으로 설악권에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설악산에서는 지난 8월 16일 백담 탐방안내소 부근에서 누룩뱀을 이기는 다람쥐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고명진·김주현 기자
설악폭포에서 등산객들이 포착한 알비노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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