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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님을 기리며 - 극작가 고 이반 전 속초예총회장
48년 만에 다시 속초 정착, 지역문화예술 진흥 일익 담당
등록날짜 [ 2018년10월08일 13시57분 ]

“이 국장! 나 이반인데 우리 만날 때가 지나지 않았나? 날 잡아 전화해. 점심이나 같이하자고.” “예. 선생님. 가을볕이 곱게 들고 가진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영원한 선생님 집’에 왔습니다. 빨리 나오셔서 대진 어판장 횟집과 봉포 카페에 함께 가셔야죠?”
병석에 눕기 전, 고인이 항상 주신 전화 멘트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선생님! 효선이에요. 선생님이 안계신다는 걸 자꾸 까먹습니다. 겨울에 다시 뵐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자주 가셨던 그 카페에 가면 뵐 수 있나요? 봄에 찾아뵀던 왕곡마을길 맨 끝 선생님 댁에 아니면 오봉교회에 가면 뵐 수 있나요? 선생님 모시고 다시 한 번 희곡 읽기를 하고 싶어요. 이승에서 베푸셨던 만큼 넉넉하고 평화롭게 잘 계시죠?”
어효선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내용이다.
극작가 이반(본명 이명수) 전 속초예총 회장이 지난달 24일 향년 78세에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셨다. 지난달 26일 장석근 오봉교회 목사의 하관예배로 가진리 공설묘원에 안장되었다.

숭실대 교수 정년퇴임 후 2008년 귀향
고인은 함남 홍원군에서 태어나 지난 1951년 피난 와 속초에 정착, 속초고(7회)를 졸업하고 1961년 숭실대에 입학, 석ㆍ박사를 취득하고 스웨덴 웁살라대학에 유학을 다녀오는 등 학문에 매진하다 모교인 숭실대에 문예창작학과를 창설해 초대 학과장을 지냈다.
고인은 1966년 잡지‘새벗’에 작품을 발표했고 68년 서울YMCA 소극단‘탈’의 연극활동을 주도하면서 극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69년 동극집‘주근깨미 꼬마천사’를 출간했다. 1976년 극단 현대극장 창단 멤버로 연극 전문화, 현대화 운동에 적극 가담했고 79년 희곡‘그날, 그날에’로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희곡상을 수상했다. 1984년 희곡‘바람 타는 城’으로 제20회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했고 89년 희곡‘아버지 바다’로 문예진흥원 우수희곡 공연지원금, 크리스찬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2005년 희곡‘소현세자, 흔적과 표적’으로 제2회 창조문예상을 받았다. I.T.I 한국본부 희곡분과위원장, ASSITEJ(한국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이사장, 동북아시아 기독작가회의 한국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8년 8월 모교 교수를 정년퇴임하고 그해 10월 속초로 귀향해 이듬해인 2009년 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2년 10개월 동안 42회에 걸쳐 <설악신문>에 <이반 칼럼>을 썼다.
고인은 또 2011년 3월부터 2013년 5월까지 2년 2개월 동안 <설악신문>에 장편소설 <날아라 곱새기야>를 108회분 연재했다. 이 소설은 고인의 자전적 소설로 물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튀어 올라 날아가며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지치지 않는 돌고래처럼 세파를 이겨내며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인은 귀향하기 전부터 ‘청초호 살리기 시민운동’에 힘을 실어주는 글로 함께 했고 귀향해서도 지금껏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의 고문으로 든든한 후원자이셨다고 장석근 목사는 회상했다.

‘설악문화예술포럼’ 만들어 활동
고 이반 선생님은 지역의 문화지킴이들과 교유하며 다른 연어들도 귀향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설악문화예술포럼’이란 모임을 만들어 그해 5월부터 <날아라 곱새기야> 김영복 삽화전, 이상국 시인의 제2회 박재삼 문학상 수상 기념, 이반 속초예총 회장의 아시아 기독문학상 수상 기념, 채재순 시인의 제11회 강원문학작가상 수상 기념,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기념 강연회, 고 이성선 시인 15주기 제1회 설악문학제, 극작가 이반 희곡‘바다로 나가는 사람들’ 렉처 가곡 콘서트, 박용열 시인의 삶과 문학 강연회, 시와 음악이 갯배로 만나다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행사를 열었다.
특히 “일회성에 그치는 음악대향연 같은 행사는 지양하고 갯배를 배경으로 한 작은 음악회 등 규모는 작지만 다양하고 알찬 행사가 준비돼야 한다”는 평소 고인의 지론은 지난달 15일 청호동 신포마을 갯배선착장에서 열린 ‘시와 음악이 갯배로 만나다’행사로 실행되었다.
고인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극작가 이반과 함께 희곡읽기’ 강좌를 열었고, 속초에서 접할 수 없는 인문학 강사를 섭외해 ‘에듀맘 인문교양대학’을 진행했다. 2016년에는 성치 않은 몸을 이끌며 자신의 작품 <카운터 포인트>를 연습하는 연기자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속초연합팀은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금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고인은 평소 고성 문암리 신석기 유적이 동해안과 중국의 동북지방, 러시아의 아무르강 연안을 연결하는 신석기 문화의 연결고리였다는 학계의 주장에 근거해, 백도를 배경으로 다가오는 환동해 시대의 시베리아 철도와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오가는 이야기를 쓰겠노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만….
“이반 선생님! 그동안 베풀어주신 사랑이 컸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편히 영면하소서.”
이수영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16년 9월 고 이성선 시인의 15주기를 맞아 ‘산과 별과 물의 노래’란 주제로 열린 ‘제1회 설악문학제’ 후 이성선 시인의 시비를 찾은 이반 전 속초예총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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