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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난개발 방지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이다
- 채용생 전 시장의 기고에 대하여 -
등록날짜 [ 2018년10월08일 11시53분 ]
몇 십 년만의 무더위라는 올여름, 속초 최대의 아파트단지라는 부영아파트 주민들은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15층 아파트단지 바로 남쪽 기슭에 29층 아파트단지 2천세대 이상 들어서는 바람에 벌써 1년째 먼지와 소음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주말에도 새벽부터 공사장에서 터져 나오는 소음에 쉬지 못하고, 날이 더워도 창문을 열지 못했다. 29층 건물이 남쪽 언덕에 다 들어서면 15층 아파트에서는 대낮에도 해를 보기도 쉽지 않다. 지금 집을 내다팔고 이사를 가려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속초에 집이 모자라는가? 이미 주택보급률 100%가 넘은지 오래다. 속초에 들어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상당수가 외지인의 세컨하우스용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 자칫하면 세컨하우스에 떠밀려 속초의 최대 아파트단지가 슬럼화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채용생 전 시장은 2011년 10월 6일 속초시 주거지역의 42.7%나 되는 2종 일반주거지역의 18층 고도제한을 폐지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상위법으로 묶은 높이 제한을 폐지하는 대신, 자치단체가 경관 보호를 위해 조례로 높이를 정하라고 했다. 속초시는 2종일반주거지역의 높이 제한을 그냥 없애 버렸다. 그래서 이후 부영아파트 남쪽 언덕에 29층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2015년 5월 당시 박근혜 정부는 큰 일 하나를 저질렀다. 건축법상 일조권과 교통량 등을 고려해서 도로 폭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한 ‘건축물 사선 제한’을 53년 만에 풀어버렸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도로가로구역별 높이지정’을 따로 정해 고시했지만, 속초시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지금 속초 해안가에 3,40층이나 되는 고층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비정상적인 과거정권의 적폐 때문이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게 바로 과거 적폐의 청산이다. 더 이상 지역주민이 난개발로 고통을 받지 말도록 정상으로 되돌려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지난 호 <설악신문>에서 채용생 전 시장은 상업지역의 용적률을 900%에서 800%로 낮추면 투자를 위축시킨다며 극구 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 일반상업지역 용적률 축소는 2017년 지역 주민들로부터 경관 훼손 고층건축물을 제한하라는 요구가 빗발치자, 속초시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안이다. 그런데 이 안도 지역의 공인중개사들이 시와 시의회를 찾아가 압력을 행사하면서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일반상업지역에 지역주민이 상가시설을 짓는데 800%의 용적률도 그리 부족하지 않다. 다만 상업지역에 걸맞지 않게 주상복합을 지어 개발이익을 챙기려는 외지 부동산업체의 탐욕을 조금 제한할 뿐이다.
채용생 전 시장이 모델로 삼는 부산 해운대 개발. 해안가 아름답던 달맞이언덕마저 가리는 고층건물을 짓기 위해 엘시티가 어떻게 부정한 방법으로 인허가를 받았는지, 그 추악한 내막은 이미 세상에 다 알려진 사실이다.
2010년 당시 국토해양부에서 ‘국토경관훼손사례사진공모전’을 개최했는데, 여수시 바닷가 마을 언덕에 세워진 20층 아파트가 최악의 건축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에 반성한 여수시는 2016년 여수밤바다 경관 보호를 위해 해안지역을 1년 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고, 2017년 4월 최종적으로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높이 아래로만 건축이 이뤄지도록 경관지구를 지정했다. 여수시가 해안 경관을 내세운 ‘여수밤바다 마케팅’으로 관광객을 불러 모을 때, 경관 보호의 빗장을 모두 풀어버린 속초시는 하나 둘 아름다운 경관을 잃어가고 있다. 난개발이 시작된 지 언제인데, 아직도 속초시는 변변한 경관형성계획도 세워놓지 않고 있다. 그저 무방비 상태이다. 여수와 속초, 어느 곳이 관광지로서 미래가 밝다고 할까?
‘전국제일의 명품어항 대포항’을 조성했다는 채용생 전 시장의 의견에 많은 시민들이 동의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비수기 주중에는 손님이 없어 태반의 가게가 문을 닫아걸고 휴업하는 대포항. 국가 지원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항포구로 확장하고 어민들도 안정적으로 먹고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속초시가 나서서 과잉시설로 만들어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대포항 개발은 전국에서도 최악의 항구 개발 사례가 아닌가 싶다.
모든 개발에는 명암이 있다. 화려한 건물이 들어선다고 무조건 발전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관광객은 경관을 가리는 고층건물에 눈살을 찌푸리고 지역주민은 떠밀려 변두리로 밀려나는 개발은 지역을 병들게 할 뿐이다. 다수의 관광객과 시민들이 누려야할 경관을 몇몇 특정인의 사유물로 전락시키는 고층건물 난립으로 과연 속초의 장밋빛 미래가 보장될까?
 지역주민이 배제되지 않고 생산수단을 유지할 수 있는 개발. 그것이 관광 1번지 속초가 선택해야 할 ‘개발’이다. 속초시는 경관을 훼손하는 양적 팽창 위주의 난개발을 막고, 주민이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
엄경선
속초시난개발방지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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