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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우리 모두 역사(歷史)가 될 수 있다
등록날짜 [ 2018년10월08일 11시51분 ]
지난 달 12일 속초시립도서관이 주관한 향토자료관 간담회에 참석했다. 몇 년전 우리 지역에 대한 문학작품을 정리하는 원고 청탁을 받고 자료조사를 시작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지역에 관한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문화원의 김인섭 사무국장에게 부탁하여 문화원에서 그 동안 발간한 자료를 받고, 속초시청, 속초문화원 홈페이지를 뒤지며 자료를 찾는 일이 그리 쉽지가 않았다. 지역의 문화 예술에 여러 해 동안 관여한 필자조차 자료 찾기가 이렇게 쉽지 않다면, 일반 시민들은 아마 몇배나 더 힘든 과정을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어려움을 겪고 나서 지역의 관심 있는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속초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한 곳에 모으는 일을 한 번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행히 엄경선 향토사 연구위원과 김인섭 문화원 사무국장이 발 벗고 나서고, 속초시장님과 속초시립도서관의 적극적인 업무추진으로 비로소 작지만 꼭 필요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다른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향토 역사, 문화, 예술 등 인문학적 자료들을 조사하고 재정립하는 이른바 지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 속초에서도 이런 추세에 맞게 속초시립박물관에는 ‘속초학’이라는 강좌가 개설 운영되고 있고, 속초문화원에서도 속초의 음식사를 다룬 <시간여행 속초음식 생활사>와 청호동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을 재 조명한 <청호동에 가 본 적이 있는지>를 금년에 책자로 발간하여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작은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설악신문>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로 속초의 이야기를 다루는 꼭지들이 시리즈로 기획 연재되고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난 간담회 때 둘러 본 속초시립도서관 향토자료관은 이제 시작이라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구비 도서 및 자료를 살펴보면 속초시립도서관이 보유한 117권과 속초문화원의 자료 223권, 속초예총 자료 61권, 시립박물관 자료 78권 등 유관단체·기관의 대여·기증분 520권과 우리 지역의 문학단체인 갈뫼 동인지와 개인 작품집 기증분과 시립도서관이 구입한 자료 등 모두 630여 권의 출판물이 2층 기획전시실 내에 조성되어 있다. 또한 비치된 도서와 자료는 향토사 관련 서적, 속초 출신 작가들의 작품집, 속초를 소재로 만든 책 등 크게 3가지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 역사는 지금까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커다란 사건과 뛰어난 인물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기록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그 시대를 살아 온 이름 없는 사람들의 작은 잎새와 가지 같은 이야기들이 모여 커다란 나무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 역사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속초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아내고, 보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50년대 새로운 속초 이야기를 만들어낸 청호동 아바이 오마니들의 이야기들이 기록되지 못하고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있으며, 지역의 근대 문화유산도 새로운 도시개발에 밀려 허물어져 가더니 이제는 그 이름조차 잊혀져 가고 있다. 명태 낚시를 찍던 모습도, 대나무로 만든 오징어 낚시도 이제는 오래된 사진첩에서만 볼 수 있다. 대포초등학교가 내년이면 설립 100주년이 되는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더 많고, 속초라는 지명이 속새라는 풀 이름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속초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속초시립도서관의 향토자료관 조성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며, 앞으로도 관계자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할 일이다. 속초 시민 모두가 자신이 속초 역사의 일부라는 자긍심을 갖고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시립도서관에 기증하는 일에 동참하는 분위가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시민 여러분의 책장 어딘가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한 권의 사진첩이, 오래된 책 한 권이 결국은 속초의 역사이며 소중한 자산이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이 곧 역사이기 때문이다.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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