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크루즈업체가 속초시 동명항 난전상가 인근 항만부지에 건축 중인 연안여객터미널 건물이 선박구입난 등을 이유로 두차례 정도 준공이 연기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터미널 건물 바로 옆 항만부지에 또 다른 유람선 운영업체가 사무실과 매표소 용도의 컨테이너 2동을 갖다놓고 영업을 하고 있어 승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속초항 항만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강원도환동해본부의 행정처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 우려=도환동해본부와 속초시, 지역사회에 따르면 A크루즈업체는 동명동 옛 속초항여객터미널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지상 2층 건축연면적 1,118㎡ 규모의 연안여객터미널을 신축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착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다.
해당 크루즈업체는 착공 당시 3만톤급 크루즈선을 도입해 속초~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운항하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연안여객터미널 건물은 거의 준공 단계에서 멈춰 선 가운데 준공도 두 차례 연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업체는 당초 사업승인 조건인 선박 구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업기한이 올 연말까지 연장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크루즈업체는 터미널 건물 내외부 유리창에 ‘무단 출입 시 고발함’이란 경고문구를 부착하고 건물 주위에 통제선을 설치해 사람과 차량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크루즈업체가 올 연말까지 선박을 구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선박 구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또 다시 시업기한 연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해당 건물은 착공 당시부터 동명항 일대의 바다 조망권을 가린다는 비판을 받아 지역사회가 사업 추진 상황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민간 B유람선업체가 문제의 연안여객터미널 건물 바로 옆 항만부지에 컨테이너 2동을 갖다 놓고 영업을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유람선업체는 승객들의 편의를 위한 비가림시설은 물론 휴식공간 등을 전혀 갖춰놓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어 승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사회는 “강원도가 관리하는 항만부지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사업자의 여객터미널 부지로 활용되는 것 자체도 이해할 수 없는데, 당초 사업승인 조건인 선박 확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민간업체에 사업기한을 연장해 주며 편의를 제공할 이유가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또 “두 민간업체에 동명항 항만부지 사용승인을 내준 이유도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업체·환동해본부 입장=이에 대해 A크루즈업체는 “선박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은 것은 맞지만, 현재 국내에서 용선할 배는 없고 해외에서 용선할 경우 가격이 비싸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1,200톤 규모의 유람선 신규 건조를 추진 중으로, 내년 6월경 속초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규 유람선 유치에 앞서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을 용선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1일 용선료로 국제 표준가(400톤급 기준, 용선료 1일 160만원~170만원)보다 비싼 400만원 정도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가격은 타산이 안 맞아 고민하고 있고, 올 연말까지 선박을 구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B유람선업체는 “현재 강원도환동해본부에 승객 대기시설 확충을 위한 항만부지 제공을 요청한 상태”라며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더 넓은 공간으로 옮겨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도환동해본부는 “연안여객터미널 건물공사나 유람선 운영업체의 항만부지 사용승인 모두 항만법에 의해 정상적으로 처리된 사항”이라며 “연안여객터미널 건물의 경우 선박 구입이 늦어져 사업기한이 연장됐으며, 이로 인해 준공허가 또한 늦어져 답답한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도환동해본부는 이어 “문제의 건물은 기부채납 조건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해당 업체가 올 연말까지 선박을 구입하도록 주문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051@hanmail.net
A크루즈업체가 속초시 동명항에 건축중인 연안여객터미널이 해당 업체가 선박을 구하지 못해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앞에는 B유람선 업체가 운영 중인 유람선이 정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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