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기록적인 폭염 여파로 설악권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설악산 탐방객 수도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에 이어 국내 대표 관광지인 설악산도 불볕더위를 비껴가지 못한 것이다. 이에 설악동 숙박업소와 상인들은 가을철 단풍경기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폭염에 설악동 피서경기 실종=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사상 최악의 폭염이 맹위를 떨친 지난 7~8월 두 달 동안 설악산 탐방객 수는 57만4,5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만8,993명보다 5만4,000여명(8.6%) 감소했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설악산 탐방객 수는 34만7,000여명으로 지난해 39만2,000여명보다 13%(4만5,000여명) 줄었다.
지난해 7~8월 39만7,196명이던 설악동 경유 탐방객 수도 올해는 38만74명으로 1만7,000여명(4.3%) 감소했다.
이에 반해 무더위로 올 여름 야영장 이용객은 1만7,200여명으로 지난해 1만5,200여명보다 2,000여명 늘어났다.
설악산사무소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데다 지난달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저지대 계곡 일대의 입산이 통제되면서 탐방객 수가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폭염이 바다에 이어 설악산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그나마 설악동이 리틀야구와 전국해양스포츠제전 숙박지로 이용되면서 상권 활성화에 다소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한 설악동 상인은 “예년에는 피서성수기에 설악동 일대에서의 차량통제가 보통 7~10일 정도 이뤄졌는데 올해는 단 이틀에 그칠 정도였다”고 말했다.
■27일경 단풍 시작 전망=올해 설악산 첫 단풍은 평년과 비슷한 오는 27일경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첫 단풍은 산 정상에서 20% 정도 물들었을 때를 말한다. 산의 80% 단풍이 드는 절정시기는 10월 18일경으로 예측되고 있다.
설악산사무소는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이달 하순부터는 중청대피소를 비롯한 5개 대피소의 숙박예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추첨을 통해 숙박 대상자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단풍철이 다가오자 설악동 상인들은 ‘기대반 우려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상인들은 “올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설악산을 찾는 피서객이 줄어 어려움이 많았는데 단풍철이 시작되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돼 지역경기가 다소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올 단풍철에도 아무런 대안 없이 설악동 B·C지구 상업구역 입구에서 교통을 통제할 경우 단풍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며 탄력적인 교통통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설악동번영회는 지난 4일 신흥사를 방문해 시와 경찰이 탄력적으로 교통을 통제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속초시에도 이 같은 내용을 건의했다.
또 다음달 둘째 주에는 단풍을 테마로 한 설악산 단풍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명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