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천만시대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가 있다. 지난 9일 열린 속초반려견문화축제에 앞장서고, 자신의 차량 내부를 개조해 동물구조차량을 만들고, 애견샵을 30여년 운영하면서 유기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김성환(59) 한국애견협회 이사·유기동물구조대장을 만났다. 그는 2016년까지 한국애견협회 속초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속초에서 연간 400마리 유기
- 반려견문화축제 ‘모여라! 멍멍’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개최했는데, 어떤 행사인가.
“반려견을 기르든 안 기르든 모두가 즐기는 축제를 만들고자 했다. 유기동물 발생방지, 어르신 유기견 입양, 동물보호법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등 올바른 애견문화 정착을 위해 개최했다. 축제를 통해 반려견 400마리가 동물등록을 했다. 우리 지역이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 한국애견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
“한국애견협회는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공존을 위한 유기동물 발생방지 및 동물보호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1984년 창립했다. 우리 지역은 1991년 한국축견연합회 속초고성양양지부로 출발해 2014년에 한국애견협회 속초지회가 되었다. 동물학대 방지, 유기동물 방지, 올바른 반려동물문화 선도 등의 활동과 65세 이상 독거어르신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동물등록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어떤 제도이며, 우리지역의 반려동물 등록 현황은.
“동물등록제는 등록 대상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유기동물의 주인을 쉽게 확인하고 주인의 책임의식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2013년 1월 대통령령으로 정해졌다. 속초지역의 반려견은 1만마리로 추정한다. 인구대비 반려견이 많은 편이다. 그 중 약 4천마리가 등록돼 있다. 개는 유기되어 야생화 될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되어 의무등록대상이고 고양이는 의무가 아니다. 인식표등록, 목걸이형칩, 체내형칩으로 등록 가능하다. 인식표나 목걸이형칩은 끊어지는 경우가 있고 떼어내기 쉽기 때문에 체내형칩을 권장하고 있다. 새롭게 개발된 체내형마이크로칩은 7mm 크기로 곪는 등의 부작용을 개선했다. 칩삽입으로 인한 불이익이나 강제이행사항은 없다. 동물등록제가 정착되면 유기견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독거어르신,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유기동물 입양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 사업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속초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현재 독거어르신 다섯 분, 기초생활수급자 1가구가 입양했다. 속초시, 정신건강센터와 MOU를 맺고 진행하고 있는데, 시에서 동물등록비, 목욕미용비, 사료비, 어르신 병원입원시 호텔비 등 1마리당 최대 24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질병진단비, 치료비, 예방접종, 중성화수술비의 50% 등 최대 10만원의 동물병원 진료비도 지원한다. 어르신들이 병원입원 등으로 장기 부재 시 다시 데려오는 등 사후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실은 어떠한가.
“2013년 보호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개인적으로 2008년부터 운영해왔다. 어느 날 모방송국의 취재 요청으로 유기동물보호소를 가봤더니 식용개 농장이더라. 그 실상을 보고 속초시 애견샵협회에서 서로 분담해 보호소 봉사를 처음 시작했다. 유기견을 애견샵에서 나누어 보호하다보니 다른 반려견에게 질병을 옮기게 돼, 결국 우리집 옥상에 유기동물보호소 시설을 마련하고 돌보았다. 여중 옆에 살고 있는데 개 짖는 소리가 수업을 방해해 시에 보호소 설립을 요청했다. 지금은 속초에서 연간 400마리가 유기되고 있다. 주인이 찾아가는 경우도 많지만 거의 입양되거나 보호소에 있다. 현재 112마리가 보호소에 있는데, 보호소가 협소해 수용한계를 넘어섰다. 그동안 안락사 없이 잘 버텨왔다. 마레몬스호텔 뒤쪽에 보호소가 있는데 땅값이 오르면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걱정이다. 유기동물이 보호소에 바로 적응을 못한다. 무조건 열흘간 입양센터에서 지내야 한다. 운영하고 있는 애견샵에 ‘다온 속초시유기동물보호센터’라고 간판을 달았다. 매월 3째주 토요일은 유기견 입양하는 날이다.”
“반려동물 진료비 낮아져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갖추었으면 하는 에티켓을 알려 달라.
“한 TV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반려인의 인식이 많이 높아졌다. 설악동, 해맞이공원, 영랑호 입구 등 10여 곳에 배변봉투를 설치해 두었다. 배변을 꼭 수거하고, 주변으로부터 안 좋은 시선을 받았을 때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부드럽게 응대해야 하다. 아파트에서는 소음민원이 많이 발생한다. 반려견이 좁은 공간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 것이 주원인이다. 목줄을 풀고 맘껏 뛸 공간이 필요하다. 영랑호 습지 인근에 300여 평의 반려견 운동장을 추진 중이다.”
-끝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정책이나 바람이 있다면.
“속초는 관광지이다. 개해수욕장이 있을법한데 아직 없다. 진료비도 낮아져야 한다. 유기견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다. 가축위생시범소처럼 개보건소를 대신하는 곳이 있어야 한다. 동물구조는 동물전문가가 해야 한다. 현재는 개가 돌아다녀도 119구조대만 구조할 수 있다. 마취약 취급기준 때문이다. 개는 사회성 동물이므로 가정 번식을 장려해야 한다. 법이 까다로워 개 농장에서 개를 사야하는 상황이다. 어려서부터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이은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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