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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브랜드를 꿈꾸는 사람들<3>- 가진해변테일커피&도자공방
갓 내린 커피와 마들렌 한 조각 그리고 ‘해변에서의 소풍’
등록날짜 [ 2018년09월10일 12시05분 ]

동해안에서 가장 작은 해변의 하나인 고성의 가진 해변이 요즘 소풍객들로 제법 그득하다. 가진항은 싱싱한 물회로 제법 이름난 곳이지만 그 뒤로 나 있는 마을 앞 해변은 들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소박한 곳이었다. 그곳이 요즘 동해안을 찾는 여행객들 사이에 재미있는 소풍지로 알려지고 있다. 하얀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펼치고 가만히 앉아 피크닉 바구니에 담아온 갓 내린 커피와 마들렌 한 조각, 그리고 쉼 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사람들은 즐긴다. 마을에 작은 카페를 연 테일커피 박용인씨의 아이디어이다.


바다를 마주하고 앉아 커피 마시기
테일커피에서 피크닉세트를 주문하면 직접 손으로 내려 보온병에 담은 핸드드립커피와, 마들렌 한 조각, 그리고 돗자리를 피크닉바구니에 담아서 내준다. 사람들은 카페 안에서 마시기도 하지만 이 바구니를 들고 가진 해변으로 나가 바다를 무한히 바라보는 소풍을 즐긴다. 여름에는 종종 서핑을 하거나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여름이 지난 바다는 한가하기 그지없다. 소풍객들은 오롯이 바다를 마주하고 앉아 있다. 도시를 떠나온 여행객들이 그대로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장면이다.
캠핑과 여행, 서핑을 즐기던 곽용인씨는 우연히 찾은 가진 해변이 너무 좋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테일 포터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도자기를 굽는 일을 하고 있던 용인씨는 작은 공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할 수 있는 테일커피를 열었다. 가진 마을 안 오랫동안 비어있던 한옥을 빌려 직접 수리를 하느라 꽤 시간이 걸렸다. 천장이 너무 낮은 오래된 집이라 친구들을 불러와 천장을 들어내고 서까래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흙벽도 일부를 들어내고 방수 작업과 칠을 했다. 한옥의 나무기둥의 투박함을 그대로 살렸다. 한여름 내내 수리에 매달렸다. 잠시 작업을 멈추고 쉬는 시간에 여자친구와 커피를 내려 해변에 나갔는데 그때 그 바다가 너무도 예뻤다고 한다. 작업 뒤의 휴식, 그리고 바다가 주는 위로가 너무 좋았고, 옆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이 더욱 소중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 지금 이 순간이 생애 최고의 순간인 거야! 곽용인씨는 자신이 느낀 그 마음을 그대로 손님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피크닉세트를 메뉴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추억을 위해 테일커피의 피크닉세트를 찾아온다.


가진의 자연을 닮은 도자기
곽용인씨는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기, 미래에 대한 불안에 발목잡히지 않기,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사랑하기, 이 세 가지를 마음속에 품고 있는 젊은이이다. 의류패턴 디자인 회사에서 8년간을 일하면서 틈틈이 도자기를 배웠다. 자연과 흙이 좋아 선택한 일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공방을 열기 위해 선택한 곳이 가진이었다. 굳이 인연을 따지자면 함께 카페를 운영하는 여자친구 길고은씨는 속초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잠시 속초에서 근무한 부모님들이 다시 여수로 떠나 사실 속초에서 지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너무 어릴 때라 기억 속에 저장된 추억도 딱히 없다고 한다. 고은씨의 부모님은 다시 동해안으로 돌아간 고은씨를 너도 연어과라며 놀린다고 한다.
그 어떤 인연보다 가진은 너무도 좋아하는 자연과 바다를 품고 있는 곳이다. 가진 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 밤하늘에 내리는 눈, 바다에 물든 노을, 파도 등등이 박용인씨가 굽는 도자기의 주제가 된다. 박용인씨의 도자기는 가진의 자연을 닮아 있다. 도자기는 테일의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꽤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서두르지 않는 느린 삶 꿈꿔
곽용인씨의 서두르지 않는 느린 삶은 커피에서도 보여진다. 머신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천천히 내려주는 핸드드립을 고집하는 것이다.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여유를 찾아온 여행객들에게, 더욱이 바다를 마주하고 소풍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기계에서 내린 에스프레소보다 느린 핸드드립이 더 어울린다고 여긴다. 그리고 커피는 자신이 만든 도자기에 담긴다.
테일에서는 도자기 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여행객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커피와 도자기를 하나의 세트처럼 예약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용인씨의 수업은 커리큘럼에 따라가는 일반적인 수업과 달리 각자의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그림을 직접 표현하게 한다고 한다. 잘 만든다 혹은 못 만든다와 같은 평가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서핑도 즐긴다.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진 양양을 떠나 서핑친구들과 같이 작은 바다를 찾기도 하고 혼자 가진 앞바다에 나가 즐기기도 한다. 잘 탄다 혹은 못 탄다와 같은 경쟁과 평가는 완전히 배제되고 오직 자신과 바다만이 마주한 시간을 즐긴다고 한다.
일상의 번거로움을 던지고 오직 자신과 바다가 마주한 시간, 그리고 커피 한 잔. 해변에서의 소풍을 만드는 테일커피의 피크닉세트는 느린 삶을 꿈꾸는 박용인씨의 고유한 브랜드이다.                              
장혜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커피를 내리는 테일커피 박용인씨.
테일커피의 피크닉세트 바구니를 들고 나가 즐기는 해변에서의 소풍.
테일커피의 피크닉세트 바구니.

테일커피의 소박한 간판.
한옥을 개조한 테일커피.
테일커피의 내부 모습.
공방 내부 모습.
공방의 물레.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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