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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문화로 거닐다<158> / 속초와 문화적 도시재생①
성공한 도시재생, 문화예술을 마중물사업으로 활용
등록날짜 [ 2018년09월10일 12시01분 ]

지난 8월 31일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지 99곳이 발표되었다. 전국적으로 인구감소 지역이 증가하고 고령화가 가속화 되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시범사업 68곳에 비해 대폭 확대되었다. 전체 사업의 약 70%인 69곳을 시·도에서 직접 선정하게 하여 지역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지 발표
도시재생 뉴딜은 사업 유형별로 우리동네살리기(5만㎡ 이하), 주거지지원형(5만~10만㎡), 일반근린형(10만~15만㎡), 중심시가지형(20만㎡), 경제기반형(50만㎡) 등으로 나뉜다. 이번에 선정된 곳들은 우리동네살리기 17곳, 주거지지원형 28곳, 일반근린형 34곳, 중심시가지형 17곳, 경제기반형 3곳 등이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9곳으로 가장 많이 선정됐으며, 전남·경북·경남이 각 8곳, 서울·부산·대구·강원·전북이 각 7곳이다. 사업지 선정은 특정지역에 사업이 집중되지 않도록 지역간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한다. 소규모 사업인 우리동네살리기와 주거지지원형, 일반근린형은 기초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광역지자체가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대형 사업인 중심시가지형과 경제기반형은 국토교통부가 직접 후보지를 선정했다.
선정된 사업 중 파급효과가 큰 중대규모 사업(경제기반형, 중심시가지형) 20곳은 지역의 쇠퇴한 산업기반을 회복토록 하여, 지역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지역 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강원도에서는 태백시와 삼척시가 선정되었다. 태백시의 경우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주축이 되어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석탄공사와 함께 종전 폐광시설을 광산테마파크 및 스마트팜으로 조성하고,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에코 잡 시티 태백’(ECO JOB CITY 태백)’이 선정됐다. 이 사업은 그동안 추진된 도시재생 뉴딜사업들의 한계인 도심의 경관복원, 정주여건개선, 문화·관광을 통한 일자리창출 모델에서 탈피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총 2,273억원(국비 250억원, 지방비 167억원, 공공기관 805억원, 민간 1,051억원)의 공공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삼척시는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사업으로 정라지구가 선정되었다. (구)세광엠텍과 삼표시멘트 제2공장 부지 약 20만㎡를 활용해 앞으로 5년간 국비 150억원을 포함, 총 250억원의 사업비로 문화예술 공간 랜드마크 거점 및 근대문화 예술공간을 조성하는 재생사업이다. 정라항 일대는 근대화 과정에서 물류제조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지역산업을 견인해 왔다. 하지만 시멘트업 하락세, 세광엠텍 파산 등으로 지역산업이 쇠퇴해 왔고 인구 감소 등 지역침체와 공동화 현상을 초래해왔다.

독일 졸페라인 탄광, 문화공간으로 재생
도시재생은 기존의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다른 관점에서 시작한다. 낡고 오래된 건물과 유휴공간에 장소의 역사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주민의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다음 세대가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단순히 물리적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성 넘치는 지역만의 매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이러한 노력의 중점은 문화예술환경의 조성이다. 폐 산업시설이나 유휴공간을 문화예술로 복원시키고, 아무도 찾지 않은 거리를 예술로 물들이는 ‘문화재생’은 도시재생의 가장 효과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태백시와 삼척시의 도시재생 사업도 문화예술을 활용한 도시재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 태백시 사업은 독일의 졸페라인 탄광재생 사업이 모델이다. 졸페라인 탄광은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석탄의 제조시설을 갖춘 유럽 최대의 탄광이었다. 세계 1,2차 대전을 치르면서 소련, 프랑스, 폴란드 등에서 온 시민과 전쟁포로들이 강제 노역을 했던 흑역사도 갖고 있다. 이곳은 1851년부터 1986년까지 지역의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었지만 석탄 산업의 쇠락과 함께 폐광되었다. 그러자 정부는 탄광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 보다 원형을 유지하면서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였고 200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약 30만평의 넓은 부지에 20여개의 붉은 벽돌 건물이 크게 A. B. C 군으로 나뉘어 탄광박물관인 루르뮤지엄, 레드닷디자인뮤지엄을 비롯해 갤러리와 공연장, 작가 스튜디오는 물론 시민을 위한 수영장까지 마련되었다. 광부의 삶을 오롯이 보존하면서도 미적 감각의 문화공간을 조성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도시재생이 문화예술과 만날 때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비용효율이 높다는 점, 지역의 요구와 특징을 잘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많은 지자체가 쇠퇴한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사업에 문화예술을 마중물 사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 분야별 네트워크 중요
지난해 울산발전연구원이 발간한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따른 문화예술활용 방안>에 따르면 영남지역 도시재생 뉴딜사업에서 문화예술을 활용한 사업은 30% 정도를 차지한다. 가장 많은 사업유형은 ‘특화거리 및 경관조성’이고 그 뒤를 이어 ‘문화예술활동 인력 양성’, ‘지역문화자원 발굴 및 콘텐츠화 사업’이다. 특화거리 및 경관조성은 하드웨어 개선사업이지만 그 내용은 문화예술복합공간 조성 등 공간의 가치와 역사성을 지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밖에 인력의 양성과 자원의 발굴은 문화예술이 도시재생의 성공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암시한다. 지역문화자원의 발굴은 역사문화콘텐츠를 도시재생의 중요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이 보고서는 문화예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정책제언을 세가지 제시했다. 첫째는 도시재생 문화예술사업의 네트워크이다. 문화재단을 비롯한 문화단체와 도시재생 사업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문화예술인과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기반의 문화예술 활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다양한 사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수립시 문화예술인을 포함한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제언이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속초시의 도시재생 사업도 시작되었다.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와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였고 주민활동가 양성을 위해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한다. 이미 많은 지자체가 도시재생뉴딜 사업이나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속초의 도시재생 사업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제1의 재래시장으로 거듭난 속초관광수산시장과 속초 로데오거리 사업이 도시재생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속초 대표 관광지가 된 관광수산시장의 활성화는 속초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속초시민이 만든 은행나무를 뽑고 의미가 모호한 조형물을 설치한 로데오거리 조성은 성공적인 것일까. 속초의 도시재생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앞으로 2회에 걸쳐 문화적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속초의 도시재생사업 비전을 찾아볼 예정이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독일의 졸페라인 탄광재생 사업 현장. 지역민의 자부심으로 재탄생된 탄광은 기존 형태와 외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녹슨 철 기둥과 붉은 벽돌로 고스란히 보존되어 박물관, 극장, 디자인 스쿨 등의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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