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청호동주민자치센터 무용교실 ‘돈돌라리’팀이 지난 4일 강릉아트센터에서 개최된 제 11회 강원도 주민자치센터 우수동아리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해 상금 250만원을 받았다.
이번 행사는 도내 시·군을 대표해 선발된 주민자치센터 우수동아리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끼와 열정을 발산하는 장으로 11개 팀이 참가해 합동연주, 밸리댄스, 기체조, 난타, 치어리딩, 타악 등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돈돌라리’는 함경남도 부녀자들이 바닷가나 강변, 산에 모여 춤을 추고 놀면서 부르던 노래다. ‘돈돌’의 돈돌은 돌고 돈다,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의미로 조국도 해방돼 원래상태로 돌아온단 뜻을 내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함경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한국전쟁 이후 ‘청호동 아바이마을’에 자리잡은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며 불렀다.
속초에서 ‘돈돌라리’ 공연은 2006년 7명 남짓으로 시작해 현재 1세대부터 5세대까지 회원 60여명이 활동 중이다. 회원은 연희, 연출지도안무를 맡은 김민희 신천무용단 단장을 중심으로 어르신회원 45명, 전문무용단 15명, 탈춤보존회 1명으로 구성되어있다.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층은 80대이다. 연습은 주 3회 정도 진행하고 있으며 1회는 속초문화원 어르신 문화동아리반과 함께 하고 2회는 청호동과 신천무용단 연습실에서 하고 있다.
강습을 맞고 있는 신천무용단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돈돌라리 원형 노래가사를 채록하고 물장단과 춤을 찾아 발표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속초의 무형문화재로 만들 계획이다. 지난 8월 29일 ‘2018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행사’에서 초청받아 원형 노래 2곡을 발표했으며, 10월에 열리는 제53회 설악문화제에서 2곡을 더 발표해 총 4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민희 단장은 “청호동에서 하고 있는 돈돌라리는 한국전쟁을 겪으며 고향을 떠나 속초에 내려온 청호동 1세대 분들의 사라져 가는 노래를 찾아 청호동 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속초뿐 아니라 전국의 많은 실향민들이 함께 이 노래를 보고, 듣고, 부를 수 있게 무대공연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했다.
김 단장은 또 “80, 90대 어르신들이라 몸과 머리가 점점 무뎌져 어제 하셨던 노래와 춤도, 방금 하셨던 공연 순서도 기억을 못하시기도 하지만, 돈돌라리를 부르고 춤을 추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면서 즐겁게 사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실향민 1세대로 ‘돈돌라리’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윤화자 씨는 “저물어가는 황혼의 나이에 아름다운 노래와 춤으로 함께 어울려 즐기다 보면 어느 덧 고향의 노래에 젖어들어 관중석에서도 공연자들도 눈물을 흘리곤 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받아 너무나 감격스럽고 그동안 선생님과 회원들이 함께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미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청호동주민자치센터 무용교실 ‘돈돌라리’팀이 대상수상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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