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뉴스홈 > 오피니언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사는 이야기 / 핑계 없는 무덤 없다
등록날짜 [ 2018년09월10일 11시32분 ]
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진료의사의 말을 빌면 제대로 부러졌단다. 언뜻 들으면 기분 나쁜 표현이겠으나 영상판독의 확실성을 강조하는 의학전문용어 정도로 이해하기로 했다. 처치가 아닌 판독만 가능한 병원이라서 병원을 옮겨 다시 진단한 결과 몇 주간의 치료기간이 나왔다.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지금 기고문 작성도 어눌한 왼손이 혹사를 하고 있다.
자전거 낙차가 사고원인이다. 어려서부터 자전거를 즐겨 탔기에 어떤 운동보다도 자신이 있었는데 아침운동 나갔다가 일을 당했다. 자주 가는 청초천 제방 길은 좋은 산책로이다. 그런데 시멘트 포장도로 인접 밭에 청초천 물을 용수로 사용하려고 농업인이 임의로 쇠 파이프 수로를 노상에 설치하고 콘크리트 턱을 만들었는데 거기에 걸려 넘어졌다.
자전거 헬멧을 착용했기에 손목 골절상을 입었는데도 다행히 머리와 얼굴은 다치지 않았다. 팔꿈치와 엉덩이 찰과상 정도로 다친 것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상황이 정리되고 현장을 다시 찾았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절개하고 수로 파이프를 매립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돌출부분을 붉은색 페인트칠을 해서 눈에 띄게 했더라면 사고예방에 도움이 되었겠다 싶었다. 또 다른 사고 방지를 위해서라도 시청행정부서에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필자가 방심한 탓이 제일 크다. 매번 다니던 익숙한 길이라 장애물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사람 피하는데 신경을 다 쓴 결과이다. 그리고 나이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다. 이제는 순간적 판단이 요구되는 운동은 가급적 피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는 객관적 사실인식 말이다. 이것이 깨달은 것들이다. 다른 것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농부가 소를 키우는데 어미 소가 송아지를 2마리 낳았다. 농부가 기뻐서 누런 송아지와 검은 송아지를 낳았으니 한 마리를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농부 아내가 어느 송아지를 드릴 것이냐고 농부에게 묻자 농부는 나중에 정하자고 대답했다. 그러던 어느 날 농부가 황급하게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하나님의 송아지가 죽었어! 나는 죽은 송아지를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결정했었거든!” 언제나 죽는 것은 하나님의 송아지다.
우리는 막상 어떤 일을 실제로 당하면 처음 마음이 달라진다. 나중에 정하겠다고 미루다가 결과를 보고 자기 것을 택한다. 처음 생각과 달라진다. 처음부터 결심한 사람과 살면서 어떻게 하겠다는 사람과는 다르다. 생각하고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마음양태가 그렇다. 잘되면 다행이지만, 잘못된 결과는 남 탓하고 핑계대기 쉽다.
박완서 장편소설 <미망> 상편의 내용이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이번 돌림병도 빌미는 거의 뉘 집 혼인잔치, 아무개네 환갑잔치 등 음식과 사람이 모여 흥청대는 것과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스로 잔치를 삼갔고 사람이 죽어도 손도 맞은 집구석처럼 식구끼리 격식도 없이 치르고 말았다”, 세상에 핑계 없는 무덤 없다.
회의도 마찬가지다. 우선 회의와 토론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의견을 모으는 회의에서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큰소리치는 무례자도 많다. 아니면 회의에 아무런 생각 없이 참석했다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트집 잡는 사람이 있다. 대안 없이 남의 제안을 반대하고 지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쉬운 일이다. 그렇게 지적과 비판 잘하는 사람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사람 많지 않다. 왜냐하면 적극적이고 창의적 사고가 닫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선출된 여당대표의 고용쇼크에 대한 인식과 발언에 대해 역시 새로 선출된 야당대표의 발언이 이슈가 되고 있다. “왜 이승만 대통령 탓이라고 하지 않느냐. 남 탓 정권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지도자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야한다. 탓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핑계만 대는 고등학교 이름은? ‘아니 그게 아니고’이다.
최철재
경동대 교수·이학박사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좋아요 0 싫어요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사설 / 불법행위, 산악사고 부른다 (2018-09-17 12:04:32)
사설 / 주민참여,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2018-09-10 11:31:06)
“우리 아이들 다함께 돌봐요”
김장 한 포기에 사랑을 담아
제22회 양양군 노인의 날 행사 ...
숲 가꾸기 1일 체험행사 열려
(주)설악신문사·속초연탄은행 ...
속초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준공...
1
속초에도 이런 일이…60마리 개 키우는 충격적인 가정...
속초 노학동에 위치한 한 가정집의 바로 앞에 집만큼 큰 천막이 ...
2
불편함 감수하면서도 ‘교복 착용 지지(57....
3
양양 ‘불게튀김’ 핫한 먹거리로 인기
4
기고 / 대인갈등(對人葛藤, interpersonal ...
5
탈북 머구리 박명호의 살아온 이야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