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설악권의 양극화 실태 및 극복 과제
②양극화를 극복해 가는 공동체 마을들
③영국의 도시 양극화 해소 성공 사례
④덴마크의 지속 가능한 지역·생태공동체
⑤영국과 덴마크의 마을공동체 파워 경쟁력
⑥설악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실질 방안
이번호부터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사회 전반의 양극화 문제를 지역에서부터 고민하며 공동체 회복을 통해 지속 가능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도시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한 공동체 회복’ 공동기획보도를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속초·고성·양양의 도시 양극화 실태를 진단하고 국내와 유럽의 선진사례를 짚어보며 설악권이 앞으로 도시 양극화를 해소하면서 회복해야 할 공동체 모델은 무엇인지 제시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설악권은 중소 도심과 농‧어촌이 혼재한 지역사회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속초시를 중심으로 외지자본의 급속한 투자와 일부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도시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인근 고성군과 양양군 역시 향후 개발여지가 높아 예비 양극화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과 분야별 대안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자칫 양극화로 인한 지역사회 갈등의 골이 분야별로 더 깊어지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지역불균형·상실감 심화
속초시는 최근까지 아파트와 호텔 등 건설 붐이 이어지면서 도심 양극화 현상 또한 가속화하고 있다. 지역의 신규 아파트 단지와 구 아파트 단지, 신도심과 구도심, 원주민과 외지인 등 양분화 구조로 확연하게 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여지가 없는 곳은 낙후지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지면서 지역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삶의 질을 놓고 주민들의 불만도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으며, 지역사회 공동체 성격은 점차 퇴색해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지역사회 공동체의 근간을 형성하던 ‘지역특수성’이라는 고유의 끈이 외지자본에 의한 대규모 개발 등으로 인해 단절되면서 주민들의 고립감이나 상실감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개발소외지역 주민들은 “개발여지가 없는 지역은 삶의 질 또한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지역사회나 마을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구심점이 정말 필요하다”고 했다.
농·어촌 양극화 가시화 우려
고성군과 양양군은 속초에 비해 개발바람이 거세지 않아 아직까지는 양극화로 인한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향후 개발여지가 많은 지역특수성으로 인해 농‧어촌의 양극화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성과 양양군은 그동안 정부가 낙후한 농촌지역의 중심지를 활성화시켜 활력을 주고자 추진해온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 2012년부터 정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비를 포함해 내년까지 400여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읍면 소재지 정비사업과 연계해 투입할 계획이다. 전체 예산의 70%가 국비로 고성군과 양양군은 전선지중화 사업을 비롯해 각종 낙후한 도시환경정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프라 구축에만 매달리기보다는 현재 유지하고 있는 마을공동체의 특수성과 경쟁력을 살리는 소프트웨어사업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맞춤형 대응체계 필요
속초라는 작은 도시가 개발바람 속에 양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고, 인근 고성과 양양도 농‧어촌의 전통기반 변화에 따라 같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맞춤형 대응체계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지역사회 복지사업 강화와 주민 참여, 도심재생사업 등이 제시되고 있다.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는 지역 아이들의 교육복지 향상을 위해 위스타트속초마을을 운영하고 있고, 양양지역에서는 무산복지재단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아동부터 노인까지 자체적인 복지시스템을 갖춰 지역사회 안전망 역할을 넘어 공동체 회복과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설악권이 양극화를 해소하며 지역사회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민 참여를 통해 지역실정에 맞는 의제를 발굴하고 자치적 해결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해 적용해야 하며, 지자체는 이를 적극 지원하고 정부는 균형발전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지역사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속초시는 최근 3년 새 아파트와 고층건물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도시 양극화가 눈에 띄게 심화되고 있다.
고성군과 양양군은 농·어촌의 양극화로 인해 예비 양극화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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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사득환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주민참여·역량강화 통해 공동체 회복 구심점 찾아야”
23년째 설악권에서 지방자치와 사회복지를 연구하고 있는 사득환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이제 수도권과 지방을 뛰어넘어 자본이 유입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존재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 교수는 “속초의 도시 양극화 양상은 깊어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세부 지역의 현실과 상황을 파악해 어느 분야를 공동체 회복의 구심점으로 끌어낼 것인지를 먼저 분석해 주민역량과 참여를 통해 집중 투자가 이뤄지도록 체계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양극화의 원인과 해결방안이 무엇인지는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에 주민들 스스로가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과정에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사득환 교수는 “양극화로 인한 가장 큰 부작용은 삶의 질이 낮아지는 인간적인 상실감일 수 있다”며 “분야별로 가장 필요로 하는 가치를 공동체 회복의 구심점으로 삼아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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