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르는 어업의 시초인 연어방류사업이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1913년 일제강점기 함경남도 고원에 연어 부화장이 설립돼 인위적인 관리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연어방류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은 1968년 경남 밀양의 내수면개발시험장이 시초가 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올해가 현대적 의미의 연어방류사업 50년이 되는 해다. 우리나라 연어 방류사업은 1984년 양양내수면연구소가 설치된 후 이듬해인 1985년 213만 마리를 방류한데 이어 같은 해 3,283마리를 포획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우리나라의 최대 연어회귀지인 양양 남대천에 위치한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생명자원센터(센터장 김대현)는 올해 연어방류 50주년을 맞아 50년사 발간과 함께 자연산란장 조성, 연어 산업화 구체화, 축제 다변화 등 연어방류사업의 전환점을 이뤄내기 위한 다양한 전략사업을 협업속에 추진하고 있다.
■연어회귀량 평균 0.63%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노르웨이,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 칠레 등 세계적인 연어 생산국들은 자연산란을 기본으로 양식산업을 확대하며 연어를 수산업의 주력 종목으로 키워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 양양내수면연구소가 1만6,767마리를 포획한 후 1993년 1,100만 마리를 방류하면서 연어방류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기 시작했고, 1994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평균 2만 마리 포획에 1,000만 마리를 방류하는 등 안정적인 방류사업을 이어왔다. 이 당시 연어의 회귀율이 1%대까지 상승하면서 모천국의 위상을 높이며 국제적인 연구·교류활동을 꽃피웠다. 이어 2001년부터 2009년까지는 들쭉날쭉한 포획량과 방류량을 기록하다, 2014년 3만9,696마리를 포획하고 2,100만 마리를 방류하면서 역대 가장 많은 연어 포획 및 방류 성과를 올렸다.
우리나라의 지난 50년 간 연어회귀량은 평균 0.63%로 1%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연어회귀율이 최대 10%에 이르고, 연어선진국들이 5%대를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우리나라 연어자원 증강사업은 극복해야 할 과제를 많이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중장기적으로 남대천 연어의 회귀율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방류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고급어종으로 개발한 시마연어의 2년 회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첨연어의 회귀시기를 단축하는 연구를 통한 자원증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연근해 어획량 정확한 통계 필요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3년 사이에 양양 남대천 연어를 통한 어가소득 증대에 나서고 있다. 매년 연근해에서 잡히는 연어가 늘고 있고 소득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어, 정확한 어획량 통계자료 산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수산업 선진국인 북유럽처럼 어업인들의 자율적인 통계확보가 힘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어가 기르는 어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며 산업화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북유럽처럼 정확한 통계가 중요한 만큼, 제도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연근해 연어잡이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인식전환 등 계도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 연어의 70~80%가 회귀하는 양양 남대천의 연어거점화를 위해 양양군과의 협력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대천의 자연산란장 조성사업을 1순위로 추진해 연어를 통한 하천생태관광을 활성화하고, 연어축제의 새로운 방향성도 모색해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동안 연어산업화를 견인할 목적으로 진행해온 연어 먹거리와 화장품, 의약품 등 부가사업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연어방류 50년 기념사업 준비
국립수산과학원과 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동해안 연어 방류 50년을 맞아 연어가 본격적으로 소상하는 오는 11월 국회에서 연어증강사업과 연어산업화의 조기 안착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우리나라 연어방류의 5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모색하는 다큐멘터리를 KBS가 제작해 방영할 예정이고, 평생을 연어 연구에 헌신해온 이철호 전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이 우리나라 연어방류 50년사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 전 센터장은 (가칭)‘한국연어방류사업 50년사’를 통해 미래자원인 연어의 가치를 알리고 산업화의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남북평화 상징, 교류물꼬 트자
우리나라 연어방류의 시초가 일제강점기인 1913년 함경남도 고원의 연어 부화장이고, 최북단 고성 명파천에서 연어보내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양양 남대천에서 생산한 연어를 남북평화의 상징으로 브랜드화해 수산업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남북한이 연어 연구와 자원증강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 수산업 공동발전에 나설 수 있도록 연어방류 50년을 맞아 정부차원에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대현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은 “올해 연어방류 50주년을 맞아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를 우선적으로 정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내수면생명자원센터가 매년 양양 남대천으로 오른 연어를 포획해 생산한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양양 남대천 연어축제는 전국에서 유일한 생태체험축제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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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어 50년사 준비하는 이철호 박사
“연어 통해 새로운 미래 열어가길 바라”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도 연어방류 50년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철호(사진) 박사는 “수구초심으로 대변되는 유일한 어종인 연어는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며 “우리나라 연어방류사업의 발자취와 그 중요성을 한권의 책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어렵지만,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연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강릉이 고향인 이철호 박사는 제주대와 부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립수산과학원 청평·진해·양양내수면연구소를 거쳐 양양연어사업소와 수산종묘실, 남해생명자원센터장을 역임했다.
양양내수면연구소와 연어사업소에서 오랫동안 양양남대천 연어를 연구해온 그는 어족자원의 부가가치 높이기와 산업화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안 마련에 헌신하고 있다.
특히, 매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어린연어 방류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연어축제와 연계한 지역특화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연어의 미래가치를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는 활동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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