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하고 풍류를 즐기던 장소이자 세속의 명리와 규범으로부터 벗어나는 탈속의 공간이었고, 정치적 좌절에서 오는 우수나 번뇌를 해소하는 치유의 공간이었다. 고성군의 대표적 정자인 청간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곳을 단순한 정자가 아닌 지역 내 자연자원, 인문자원 등을 엮어 특화된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성군에서 활동 중인 노리소리 강원두레를 통해 상시적인 공연예술을 기획해 청간정과 천학정 주변 아야진 마을과 교암리 일대 상권을 시나브로 살리는 방안이다.
특히 고성이 배출한 문인인 고 이성선 시인과 고 고동률 극작가를 선양하는 문학제 등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고 사계절 다양한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청간정이란 정자의 가치를 공간화해 전국적으로 홍보하고 고성군 브랜드 사업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양구군이 지난 10여년 동안 전국 단위 체육행사 유치로 스포츠도시 브랜드화에 성공한 것처럼 이 브랜드 사업도 단발에 그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정착될 때까지 꾸준히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 예산으로 건물만 양산하지 말고 고성군을 대표하는 인문정신문화를 관광화하는 소프트웨어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고성 관내 정자 134개 전수조사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고 주민 소통 공간으로 자리했던 마을 정자가 마을회관과 경로당이 들어서면서 방치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고성군에 따르면 마을 정자와 관련해 신축, 개･보수, 장소 이전, 정자 주변 환경 정비 등 다양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5개 읍면을 대상으로 직접 현장 확인을 통한 전수조사를 벌였다.
고성군 관내엔 마을 정자가 지난 6월 30일 현재 간성읍 38개, 거진읍 22개, 현내면 19개, 죽왕면 22개, 토성면 33개 등 총 134개 있다.
옆 마을에 정자가 들어서면 마을 가구수나, 쓰임새를 따져보지도 않고 정자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넣었다. 고성관내에 많은 정자가 있지만, 주민들이 추운 겨울엔 정자를 거의 이용 않고 여름에는 바쁜 농사일 때문에 찾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정자가 상당수다. 더욱이 마을마다 경로당과 마을회관이 있어 굳이 마을 정자에 가지 않는다.
김명옥 군 녹지공원담당은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정자 주변 제초작업과 쓰레기 수거 등 환경정비 상태, 주민 활용도에 따른 마을 정자 설치장소 적정성, 마을 정자 관리카드, 개･보수 정비 대상 등을 파악했다”며 “제초작업과 환경정비 대상은 마을에 통보하고 마을 자체 처리가 어려울 경우 군에서 처리하고, 개･보수 정비 대상은 우선순위에 따라 보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한국전쟁 후 속초에서 미군으로 근무했던 레버렛 씨가 속초시립박물관에 기증한 1954년에 촬영한 청간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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