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리 작가의 전시회가 지난 7일부터 강원진로교육원 전시실에서 진행 중이다. 작가는 사이잘 섬유를 활용하는 작품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관련 작품 스무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섬유미술이지만, 회화에 가까워 보인다. 고주리 작가는 작업에 주로 사이잘 섬유, 한지, 펠트를 사용하며 이러한 재료들을 염색·가공해 하나의 판 위에 붙여 작품을 완성해낸다. 하나의 판에 여러 요소들을 배치해 놓았기에 얼핏 평면적으로 보이며 따라서 그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사이잘 섬유와 한지의 거친 느낌은 작품에 특이한 질감을 더한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묘한 질감을 지닌 유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품에는 꽃, 풀들이 가득하고 알과 새둥지도 보인다. 꽃과 풀 사이에는 나비와 이슬이 내려앉아 있다. 작품 하나하나가 꽃밭 혹은 작은 숲처럼 다가온다. 각 작품의 색채는 대체로 무지개 빛깔을 띠고 있어 화사하다. 털실이라는 재료의 영향인지 작품은 전체적으로 포근한 인상을 준다. 한편으론 작은 구성요소들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도 전한다.
대부분의 작품에는 제목이 별도로 없다. 작가는 보는 이들의 열린 해석을 위하여 제목을 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다. 작품 각각에는 자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이 담겨 있다. 이러한 창작자의 시선은 작품을 발전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자연의 소중함을 우리에게 일깨우는 것이다. 이는 산, 바다, 호수가 어우러진 지역 특색에 어울리는 메시지이다.
고주리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청주 국제비엔날레 공모전, 서울미술대상전 등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12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글로벌 GAF 북경전, 남북 코리아 여성·오늘전, 한독 아트 디자인 공예 순회전, LA 한국미술의 흐름전 등 100회가 넘는 단체전을 가진 바 있다. 2012년에는 속초시문화상, 2014년에는 강원미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미협 속초지부장이며 속초여중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고주리 작가의 섬유미술 작품 ‘어울림’(60cm×50cm).
고주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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