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이 속초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속초여성인권센터가 주관했으며 시민들과 속초시민노동단체연대, 시 관계자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헌화와 묵념으로 피해자들의 아픔을 되새겼으며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전시 성폭력을 규탄하고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염원했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국제 NGO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가 2012년 처음으로 지정했으며 그 이후 민간 주도로 피해자들의 희생을 기념해왔다. 국내에서는 작년에 관련법이 통과되면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올해는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14일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소녀상 건립이 확산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국 시·군·구 곳곳에서 100개가 넘게 세워졌다. 그러나 이런 국내의 분위기와는 달리 일본 정부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고 있다. 1993년 일본은 관방장관인 고노 요헤이가 담화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관여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했었다. 하지만 2014년 아베 정권은 ‘고노 담화’를 재검증하면서 담화의 취지를 훼손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담화 내용의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21쪽짜리 별첨 자료를 통해 고노담화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한․일 간 정치적 흥정의 산물인 양 폄하했다.
한편, 속초 평화의 소녀상은 작년 12월 10일 속초·고성·양양의 많은 지역민들이 참여하여 건립됐다. 당시 개인 명의의 기부자만 500명이 넘었으며 가족 단위는 105건, 기관·단체·사업자는 150군데가 참여한 가운데 7000만원이 넘는 기금을 조성, 지역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보여준 바 있다.
올 2월에 ‘속초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는 해산됐으며 남은 기금 등으로 후속사업을 해나갈 관련 단체가 설립될 예정이다. 속초여성인권센터는 속초시 중·고교에서 2학기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총 25회의 교육을 진행한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 참가자들이 평화를 염원하며 풍선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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