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속초 청호동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입구. ‘신축 아파트 공사를 즉시 중단하라’는 청호동 주민들이 내건 붉은색 바탕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주민들은 H개발의 신축 아파트 공사로 인해 먼지, 소음, 진동, 주택 균열 등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 피해 주민은 시청 홈페이지에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진동으로 인근 주택들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은 물론, 주변에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많아 조그만 소음과 진동에도 큰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공사는 처음에는 지하 터파기 공사가 열흘이면 끝난다고 하더니 이제는 이달 말에 끝난다고 계속 말을 바꾸고 있고, 속초시도 뾰족한 대책 없이 그냥 참아달라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조사와 행정조치를 요구했다.
지난 23일 공사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시와 시공사는 파일 항타작업과정에서 큰 소음과 진동은 없다고 하는데 무게만 10톤, 길이가 36~39m에 달하는 파일을 박는데 진동이 없을 수 있느냐”며 “처음에는 지진이 난 줄 알고 밖으로 뛰쳐나갔을 정도였다. 당시 지반이 뜰썩거리기까지 해서 매우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이어 “이후 주민들의 항의로 주민설명회가 마련됐지만, 시공사가 주민들의 요구를 수렴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는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신축 아파트 공사로 25가구에서 건물 균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신축 아파트는 청호동 3만4,933㎡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1~30층, 689세대 규모로 건축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는 “공사 초기 모두 세차례 걸쳐 공사장 주변 가옥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다”며 “아직은 파일항타공사가 안 끝나서 지금 당장 보수할 단계는 아니며, 다음달 초순 파일 관련 공사가 끝나고 날이 풀리면 보수업체와 현장진단을 통해 보수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공업체는 또 “앞으로 건물건축공사가 시작되면 비산먼지와 소음 등의 민원이 제기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관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H개발의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이 피해를 호소하며 공사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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