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에 대형 건축물 건축에 따른 주민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양동 논산리마을 주민들이 인근에서 진행되는 아파트 건축공사로 집에서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의 전통음식이 피해를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 경찰에 집회신고를 한 상태다.
속초지역에 건축붐이 일기 시작한 이후 소음과 분진 발생 등에 따른 피해보상 요구는 있었지만, 전통음식과 관련한 보상 요구는 극히 이례적이다.
논산리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월 마을 인근 아파트 건축공사현장에서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되면서 비산먼지들이 날아와 주민들이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이 피해를 입었다.
문제의 아파트는 논산리 마을 바로 옆 조양동 산 255 등 16필지 1만6,623㎡ 부지에 5개동 지하 2층, 지상 29층 379세대로 건축될 계획이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8월 속초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아 10월 공사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지난 1월 해당 아파트의 토목공사 이후 계절풍을 타고 공사현장에서 날아온 먼지가 주민들이 장류를 담가 집 마당과 건물 옥상 등에 보관 중인 항아리에 들어가 먹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주민들은 논산리 전체 30여 가구 중 공사장과 바로 인접해 있는 13가구가 우선 피해보상을 요구하게 됐다고 했다. 주민들은 가구당 평균 고추장 40kg, 된장 40kg, 간장 40리터, 소금 20kg의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김택우 논산리마을 통장은 “지난 1월 공사현장에서 날아온 먼지로 주민들은 직접 담근 고추장과 된장 등을 못 먹고 가게에서 사온 인스턴트 제품을 먹고 있는 실정이다”며 “고추장과 된장 등을 돈으로 환산해 피해보상을 요구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화가 난다”고 했다.
김 통장은 이어 “피해발생 당시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보상을 약속했던 해당 아파트 시공업체가 6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응답이 없어 경찰에 집회신고까지 하게 됐다”며 “마을주민들과 협의한 후 집회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 관계자는 “지난 1월 속초시 관계자들과 논산리 피해현장을 둘러봤고, 주민들의 피해요구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다만 보상가격이 어느 정도 서로 맞으면 좋겠는데 안 맞다 보니 지금까지 시간만 흐른 것 같다. 주민들과 계속 협의해 나갈 생각이다”고 해명했다. 고명진 기자
논산리 마을에서 바라 본 해당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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