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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꿈들을 파는 곳, 물치항에서 펼쳐지는 비치마켓
동해안 찾는 젊은 여행객들 핫플레이스 / 직접 만든 수공예품·농산품 내놓는 장터
등록날짜 [ 2018년07월23일 16시15분 ]

서울에서 올림픽대로를 들어서기만 하면 계속 직진. 동해안에 이르는 단 하나의 코드이다. 씩씩하게 부딪혀오는 동해의 파도를 보고 싶어서, 아침 일출이 보고 싶어서, 시원한 물회가 먹고 싶어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어서, 그리고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불현듯 나서고 싶어서……. 새로운 고속도로는 이렇듯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유로 사람들이 동해를 찾게 만든다. 그리고 이곳 동해에는 이러한 소소한 즐거움을 채워주는 소소한 사람들이 있다. 작은 식당을 열고 카페를 열고 공방을 열고 서점을 열고 장터를 열어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만든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고, 자신만의 가치를 새로이 만들어 나간다. 설악산과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삼아 그 골짜기와 물가에 자리를 잡아 이곳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동해를 소소하게 찾게 만드는 사람들. 여기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한다.

동해에는 요즘 부쩍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변이 있다. 설악산 계곡에서 굴러내려오면서 둥글둥글 다듬어지고, 다시 한 번 동해 바다 거친 파도에 이리저리 나뒹굴려지면서 새하얗게 씻겨,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든 하얀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 바로 정암에서 물치까지 이어지는 몽돌해변이다. 기나긴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모래해변이 멋진 경치를 이루는 동해안에서 몽돌해변은 참으로 특이하고 신기한 해변이다보니 새로이 눈길을 끄는가보다. 그리고 몽돌해변이 끝나는 곳에 물치항이 있다.
물치항에서는 몽돌해변만큼이나 사람들의 신신한 눈길을 끄는 장터가 열린다. 매월 둘째주 주말에 열리는 물치비치마켓이다. 이곳에서는 자신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농산품을 펼쳐놓고 자신들의 꿈을 팔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되지만 어느새 소문이 꽤 나서 동해안을 찾는 젊은 여행객들에게는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마음이 동해’라는 작은 간판를 내건 김의종씨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낙산에 자리를 잡았다. 간판이름만큼이나 동해바다에 마음을 빼앗겨 해변에서 주워온 작은 조개껍질이나 시글라스(유리조각)으로 귀걸이며 머리핀이며 작은 소품들을 만든다. 평소에는 채집을 하고 작품을 만들다 주말에 비치마켓에 나와서 판매를 한다. 동해의 물빛을 그대로 작품에 담고 싶은 것이 김의종씨의 꿈이다.
‘수답연리’ 조성원씨는 도자기로 풍경을 구워 만든다. 진열대에 내걸린 풍경은 물치항에 정박한 어선이 파도에 일렁일 때마다 함께 흔들거리며 맑은 소리를 해변으로 울린다. 먼 안성에 작업실을 두고서 작품을 만들고 주말이면 이곳 물치를 비롯한 프리마켓을 찾아 길을 나선다. 물치비치마켓은 유난히 여행객들이 많아 넉넉한 씀씀이에 항상 기분좋은 일이 많다고 한다.
‘화가의 바느질 책상’의 임호경 씨는 20년째 양양 살이를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호경씨는 손으로 하는 일을 무척 좋아한다. 평소에는 그림을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리고 틈틈이 손바느질로 가방이랑 파우치를 만든다. 지인들에게 나눠주던 가방을 이제는 여행객들에게 내놓는다.
‘껍데기와 알맹이’를 여는 박정준씨와 진행경씨는 양양 서면 장승리에서 농사를 짓는다. 깊은 산속에서 직접 키운 감자며 고추며 옥수수, 그리고 고사리 곤드레 같은 말린 나물을 비치마켓에 가져온다. 새벽부터 옥수수를 직접 찌고 떡을 만들어서 여행객들을 만나러 나온다. 직접 재배한 것들을 손님에게 내듯이 소중하게 팔고 싶은 것이 젊은 농사꾼 부부의 꿈이다.
뜨거운 모래에서 터키식 커피를 끓여내는 ‘에딧의 커피스토리’는 물치해변만큼이나 반응이 뜨겁다. 비치마켓의 잇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모래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커피를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자신의 세례명을 가게 이름으로 붙인 에딧씨는 남양주시에 살면서 커피 가게를 운영하면서 핸드드립 수업을 진행한다. 주말에는 이렇듯 비치마켓을 찾아와 사람들을 만난다. “커피 한 잔에 40년의 추억이 있다”는 터키 속담처럼 여기서 여행객들은 오래 남을 추억하나를 만든다.
이 곳 아기자기한 소품들 사이에서 건장한 청년 여덟 명을 만난 것은 아주 특이한 경험이었다. 양양 서면 용천리에서 나온 ‘곰마을 청년’들이었다. 복숭아 농사를 많이 지어 복숭아마을이라고 불리던 용천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부모님들이 농사지은 복숭아를 상품으로 만들려고 의기투합했다. 정미소에 다니고 회사에 다니는 청년들이 뭉툭한 손으로 개발한 제품은 복숭아피자, 복숭아 펀치 등등 이름도 생경하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상기되어 있는 청년들의 표정은 그곳 사람들에게 큰 에너지이다.
‘시어도 좋아’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입안에 사르르 신물이 돌게 하는 발효식초를 팔고 있다.
‘춤추는 바다’에서는 천연염색한 옷을, ‘바다퀼트’에서는 직접 손바느질로 만든 머리핀과 브로치를, ‘물맑은 린’은 이름에서 살짝 엿보이듯 린넨옷을 지어서 비치마켓에 내놓았다. 모두들 자신들이 직접 만든 소품들을 가지고 이곳에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물치비치마켓’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장혜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강현면사무소에서 바라본 물치해안.
부모님들이 농사지은 복숭아를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곰마을 청년들’ 명함.
‘껍데기와 알맹이’가 직접 키운 농산물.
‘마음이 동해’에서 파는 목걸이.
‘수답연리’ 풍경은 맑은 소리를 해변으로 울린다.
‘에딧의 커피스토리’는 터키식 커피를 끓여낸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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