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노리 다섯 번째 이야기전’이 지난 17일부터 속초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시작됐다.
이번 전시회는 지역 작가들의 활발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속초시립박물관이 주최했으며 속초예총과 속초교육문화관 등이 후원했다.
전시회에는 먹노리 회원 8명이 참여했으며, 설악산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시는 다음달 19일까지 진행된다.
전시회에서는 봄꽃이 핀 풍경부터 한겨울 설산까지, 설악산 사계절의 다채로운 모습이 담긴 한국화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림들의 시선도 획일적이지 않다. 클로즈업으로 수국을 한가득 보여주는 그림에서 저 멀리 마등령 운해를 담은 그림까지 아기자기한 꽃들과 웅대한 산악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그림들 중 조정승 화백의 ‘신선대&울산암 소견’은 하늘 가득한 구름이 인상적이다. 한국화에서는 하늘을 여백으로 두기도 하지만 이 그림에서는 구름과 하늘이 잘 표현돼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구름 사이를 태양빛이 뚫고 나와 울산바위를 내리비추는 모습은 울산바위의 웅장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림의 크기가 가로 세로 각 1m가 넘는 점도 시원한 경치를 바라보는 느낌을 한층 더한다.
노금희 화백의 작은 그림 하나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그림의 크기는 초등학생의 책가방보다도 작다. 눈밭 위로 잎사귀 하나 없이 시커멓고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화폭에 한가득 올라와 있는 모습은 매서운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제목이 반전이다. 준비하는 봄. 노금희 작가는 수많은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보고서 그것들이 녹색으로 가려질 봄을 떠올린 것이다. 작가의 희망찬 시선이 감상자의 기분을 흐뭇하게 만들어 준다.
이 외에도 지역에서 한국화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먹노리 회원들의 다양한 결과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먹노리’는 한국화 보급에 앞장서온 한국미술협회 이사 조정승 화백이 중심이 되어 2010년에 만들어진 설악한국화동우회를 모체로 한다. 2013년에 결성돼 2014년 초에 창립전을 가졌고 해마다 지역에서 2~3회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먹노리의 다섯 번째 연례 전시이다.
한편, 속초시립박물관은 이달 20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을 한다. 야간 개장 기간 동안 박물관이 무료로 개방되고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박물관 마당에서는 장작불을 떼고 감자와 옥수수를 익혀서 관람객들에게 나눠 줄 예정이다. 이에 더해 야간 개장 시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클래식, 국악, 퓨전음악, 전통극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광호 객원기자
조정승 작가의 ‘신선대&울산암 소견’(110x110cm•수묵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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