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7일 해안가 일대의 출입이 통제됐지만, 반세기만에 개방한 바다향기로 외옹치 구간은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개방돼 안전관리가 허술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바로 옆 외옹치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던 20대 남성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돼 속초시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남성은 실종 6일째인 지난 12일 오전 속초해수욕장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해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7일 오전. 3m의 높은 파도가 쉴 새 없이 속초해수욕장 백사장과 외옹치 해안가로 밀려들었다. 전날 개장한 속초해수욕장 백사장에는 피서객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출입통제선과 ‘수영금지’ 안내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각종 조형물이 설치된 해수욕장 북쪽 돌제 입구 출입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외옹치 마을 쪽에서는 “높은 파도가 일고 있어 해안가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날 장사항 등 속초지역 대부분의 해안가는 높은 파도로 인한 관광객들의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이 통제됐다. 하지만 바다향기로 외옹치 구간은 비가 오락가락 하는 궂은 날씨에도 탐방객들로 북적였다. 출입문에 부착된 ‘우천 등 악천후 시 개방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였다.
탐방객들은 높은 파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바다와 가장 인접한 전망대에는 바위에 부딪힌 파도들이 산책로를 금방이라도 삼킬 듯 달려들었다. 그러나 산책로 어디에도 ‘높은 파도에 주의하라’는 안내표지판은 없었다. 통제요원도 배치되지 않았다.
한 관광객은 “사람들을 따라 들어왔는데 높은 파도가 계속 밀려드니 겁이 난다”고 했다.
바다향기로 외옹치해안과 지형이 비슷한 강릉의 바다부채길은 이날 높은 파도로 탐방객들의 출입이 통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12일 일반에 개방돼 관광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바다향기로는 총 길이 1.74km 가운데 속초해수욕장(850m) 구간은 속초시가, 외옹치 해안(890m)은 롯데리조트 속초에서 조성했다. 따라서 외옹치 해안 구간은 현재 롯데리조트 속초가 시설물 관리를 맡고 있으며, 조만간 속초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7일 오후 외옹치 해안 구간에 나가보니 파도가 너무 세 위험하다는 판단을 했었다”며 “조만간 속초시로 산책로 등의 시설물이 기부채납 되면 탐방객들의 안전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7일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탐방객들이 바다향기로 외옹치 산책로에서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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