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고등학교가 장사동으로 이전한 지 30여년이 됐지만, 주 진입로인 GS편의점~학교 구간에 인도가 없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사고위험에 불안해하고 있다.
급기야 학생들이 직접 나서 지난달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설문 조사서를 속초시에 제출했다.
■30여년째 학생들 등교 불편=지난 6일 오전 8시, 속초고 주 진입로인 GS편의점~학교 구간. 등교시간이 임박하자, 이 구간은 학생들과 차량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진입로(중앙로 419번길) 양 쪽에 주민들의 차량이 주차돼 있는데다, 등교시간에 맞춰 교직원과 학생들을 태운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진입하고, 시내버스에 내린 학생들이 걸어서 등교하면서 매일 아침 등교시간마다 큰 혼잡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 진입로 초입 구간인 편의점~장사동경로당까지 30여m 구간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도로 양 쪽에 주차된 주민들의 차량들로 도로가 좁아진데다 학생들을 내려주고 중앙로(옛 7번국도)로 빠져나가려는 좌회전 신호 대기차량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차량 교행조차 힘들어 보였다.
이 때 시내버스에서 내린 한 무더기 학생들이 걸어서 혼잡구간에 들어서면서 학생들과 차량들이 뒤엉켜 걸어서 이동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도로에 서 있는 차량들 사이로 걸어가는가 하면, 정체 차량들을 피해 주차차량과 건물 사이의 좁은 공간(갓길)을 이용해 등교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중앙로 419번길과 사진용촌길이 만나는 속초고 정문 인근 지점 또한 GS편의점에서 진입한 차량들과 삼환아파트에서 속초고 뒤 편 사진용촌2길로 진입한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큰 혼잡을 빚었다. 매일 아침 등교시간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한 학부모는 “도로여건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도 등교하는데 많이 불편하겠지만, 학부모들도 차량 사이에서 학생들이 나타날까봐 매우 불안하다”며 “도대체 30여년째 행정기관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설문조사, CCTV·인도 설치 등 요구=속초고 재학생들은 이 같은 문제점의 개선을 요구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달 25일 시에 접수했다.
학생들이 지난달 11~18일 학생 115명, 교직원 38명, 인근 주민 20명 등 1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1%(123명)가 ‘해당 도로가 위험하다’고 응답하고, 87%(150명)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주정차단속 CCTV 설치 △인도 설치 △도로와 인도 사이 인공보조물 설치 순으로 답했다.
고형민(3년) 군은 “학생들이 매일 아침 등교 때마다 주차차량과 도로에 서 있는 차량을 피해서 등교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돼 친구들과 설문조사를 하게 됐다”며 “인도가 조속히 설치돼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는 “현재 해당 구간에 보도 설치를 위한 도로노선 조사측량을 마친 상태”라며 “해당 구간에 개인 사유지가 1필지 있어, 내년 당초예산에 토지 보상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6일 학생들이 차량들을 피해 등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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