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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동으로 돌아온 의인 ‘유정충 선장’ 동상
청호동주민자치위, ‘아트플랫폼 갯배’ 인근으로 이전 / 깨끗하게 색 입혀…바다 배경으로 설치해 더욱 실감
등록날짜 [ 2018년07월09일 13시30분 ]

고 유정충 선장이 청호동으로 돌아왔다. 그간 청초호유원지에 있던 유정충 선장의 동상이 청호동 ‘아트플랫폼 갯배’ 인근으로 이전돼 유 선장이 살던 마을에서 시민들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청호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유 선장의 동상을 지난달 22일 이전한 후 이달 3일까지 정비 작업을 진행했다. 동상과 명패, 설명판은 깨끗하게 다시 색을 입혔고 동상 주위로 경계석을 설치했다. 여기에 속초시의 주변 경관 정비작업도 더해져 동상 주위가 말끔해졌다.
이번 이전으로 유 선장의 동상은 바다를 등지고 있게 됐다.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청초호유원지에서는 동상이 바다를 보고 있는 형국이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유 선장의 동상은 바다에서 살다 간 바다사나이 유 선장의 모습을 더욱 실감나게 보이게 한다. 바다를 뒤에 두고 왼손엔 무전기를 쥐고 구조를 요청하고 오른손으로는 방향키를 잡고 있는 모습은 긴박했던 당시의 상황과 살신성인의 자세를 한층 더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이번 이전 사업에 들어간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은 속초시나 강원도의 재정 지원 없이 청호동 마을 주민들이 전액 마련했다. 지역의 의미 있는 사업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선 주민 자치의 긍정적인 사례로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청호동 마을 주민들은 살짝 들뜬 모습이었다. “우리 마을에 살던 의인을 이제야 청호동으로 모셔왔네요.” 한 지역 주민은 먼 바다로 나갔던 마을의 형님이 다시 살아서 돌아온 것처럼 감개무량한 모습을 내비쳤다.

선원 21명 살린 유정충 선장
유정충 선장은 폭풍우를 만나 선원들을 구명정으로 대피시키고 자신은 배에 남아 구조신호를 보내 선원들이 구조될 수 있게 한 인물이다. 함경남도 북청이 고향인 실향민 2세로 속초 청호동에 거주하던 유 선장은 20여 년 동안 뱃일을 해오면서 평소 궂은일에 앞장서며 의리 있고 모범적인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채낚기 어선인 ‘602 하나호’의 유정충 선장이 사고를 당한 것은 1990년 3월 1일 제주도 서남방 595km 해상에서다. 하나호는 조업 중 폭풍우를 만났는데 당시 하나호에는 모두 22명이 타고 있었다.
기관실이 침수되면서 배가 곧 침몰할 위기에 놓이자 유 선장은 선원 21명을 구명정으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자신은 통신실에 남아 구조요청 신호를 보내다 배와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마흔다섯이라는 안타까운 나이일 때였다. 선원들은 유 선장의 구조신호를 포착한 배에 의해 사고발생 12시간 만에 전원 구조됐다. 유 선장이 배에 남아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면 선원들의 구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유 선장의 희생에 의해 구조가 가능했던 것이다.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준 유 선장의 장례는 같은 달 9일 전례가 없던 ‘전국 어민장’으로 치러졌다. 당시 정부는 유 선장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을 추서했고 보건사회부는 그를 ‘의사자’로 결정했다. 그의 동상은 1991년 1월 속초근로복지회관(현 속초종합사회복지관) 앞에 처음 설치됐고 2005년 청초호유원지로 옮겨졌다. 지역 어민들은 매년 5월이면 유 선장의 동상 앞에서 제를 올리며 유 선장의 높은 뜻을 기리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때 유정충 선장의 귀감은 사람들의 이목을 다시 한 번 더 집중시켰다. 당시 세월호 선장은 승객을 버려두고 배에서 먼저 빠져 나가 지탄의 대상이 됐는데 이런 모습이 유 선장의 모습과 대비되며 언론을 통해 유 선장의 희생정신이 재조명됐다.

유정충 선장 교육관 설립도 구상 중
유 선장의 동상이 이전되고 동상 주변이 어느 정도 말끔한 모양새를 갖췄지만 청호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다.
‘아바이마을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아사모)의 정성수 대표는 향후 설명 입간판을 별도로 설치해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유 선장의 이야기를 더 잘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동판으로 된 설명판은 조사 등을 빼고는 거의 한자로 돼 있어 어린 학생들이나 한문을 모르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청호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유정충 선장을 기리는 교육관 설립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을 수립한 것이 아니지만 교육관 설립을 통해 유 선장의 거룩한 정신을 기리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청초호유원지에 있던 유정충 선장 동상.
청호동 신수로 방파제 입구로 이전된 유 선장의 동상.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탁 트인 느낌을 주며 사고 현장의 긴박했던 순간을 한층 더 선명하게 전달한다.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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