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속초 단천면옥 김강석 사장과 그 가족들이 전국방송인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입담을 선보였다. 이날 방송은 ‘월요토크쇼 베테랑 – 냉면에 美친 맛의 고수들’이란 제목으로 단천면옥 김 사장의 가족들 외에도 전국의 냉면 고수들이 모여 냉면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날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8년이 된 날이었기에 냉면이 방송의 소재가 된 것은 방송에 일반적인 음식토크쇼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 때 화제가 됐던 냉면이란 음식이 이날 토크쇼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이다. 초대된 냉면 고수들도 실향민의 자식들과 탈북자였다.
이 자리에서 김강석 사장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냉면을 찾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며 4월과 5월 두 차례의 회담이 아직도 사람들에게 여운으로 남아 냉면 수요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려줬다. 김 사장과는 별도로 냉면 가게를 운영 중인 여동생 김채현 사장도 이에 동의하며 요즘 냉면 특수를 누리고 있다며 오빠의 말에 무게를 더했다.
이날은 냉면과 관련된 개인사와 가족 이야기가 거침없이 흘러나왔다. 김강석 사장이 어머니로부터 냉면 조리기술을 배우며 혼났던 이야기, 실수담 등 냉면 베테랑이 되기까지의 우여곡절들을 얘기하며 청중의 호기심을 이끌어냈다. 동생 김채현 사장은 병원에 27년간 재직하다 어머니의 인생을 아름답게 지켜주기 위해 가업을 물려받았다고 말하며 방송 분위기를 훈훈하게 달궜다.
그리고 가족 간의 신경전도 펼쳐져 보는 이들을 흥미롭게 했다. 김채현 사장이 오빠 가게와 본인 가게의 냉면 맛 차이를 짚었는데 누가 어머니의 손맛을 잇는 정통인가를 두고 오빠와 동생 간에 약간의 신경전, 그러나 그리 심각하지 않은 대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김채현 사장은 두 가게의 맛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에게 다 사랑받고 있다며 오빠를 안심시켰다.
김강석 사장은 아들에 대한 미묘한 감정도 공개했다. 김 사장은 단천면옥의 비법을 ‘기싸움’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단천면옥에서 일하는 그의 아들 김지훈 씨와 가게 운영에 있어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내 새로운 시대에 맞게 계량화와 표준화를 추구하는 아들의 방식이 옳다며 아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역시 훈훈하게 정리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 출연한 냉면 고수들은 냉면 조리 비법을 공개하며 청중의 입맛을 돋웠고 한편으로는 이북 출신 어머니에 대해 얘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도 따뜻하게 만들었다. 음식 이야기를 넘어 시대와 역사를 녹여낸 개인의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한 방송이었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지난달 25일 속초 단천면옥 김강석 사장과 여동생인 김채현 사장, 그리고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김강석 사장의 아들 김지훈 씨가 KBS 아침마당 ‘월요토크쇼 베테랑– 냉면에 美친 맛의 고수들’ 편에 출연해 입담을 선보였다.(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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