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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진돗개와 아기고양이 이야기
등록날짜 [ 2018년07월02일 12시24분 ]
새벽부터 아기고양이 울음소리가 그칠 줄 모르고 들린다. 그러거니 하고 직원 출근시키고 2시간이 좀 지난 것 같다. 울음소리가 수평적이고 가냘프게 들려왔다. 움직이지 못하는 위치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정말 예사롭지 않다. 이상타 싶어 그 곳을 찾아갔다. 웬일인가 옆 마당 주차장에 세워둔 포크레인 바퀴 밑에서 갓 태어난 주먹만 한 검은고양이가 물에 흠뻑 젖어 탈진상태로 있는 힘을 다해 울고 있는 것이다. 놀란 마음에서 중장비 밑을 기어 들어가 고양이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수건으로 감싸고 망설임도 없이 로또에게 급히 갔다. 로또는 진돗개다. 흔히들 개와 고양이는 서로 앙숙이라고 했다. 진돗개가 고양이를 보면 물고 흔들어 한방에 절명시킨다. 반면에 고양이는 덩치 적은 개를 보면 달려들고 개는 나죽어 하고 쫀다. 로또가 동네고양이와 피터지게 싸운 적이 있어 눈 밑에 할 킨 자국을 걱정하면서 로또에게 보였다. 로또는 울안에서 무척 긴장한 자세로 새끼고양이를 노려본다. 안되겠다 싶어 로또가 좋아하는 우유를 가지고 울안에 들어가 콧등을 손가락으로 만져주며 “로또야 이 애가 엄마를 잃었나보다. 너무 불쌍해. 로또가 엄마가 되어줬으면 좋겠는데 부탁해 롯또야”하고 사정하다시피 달래며 로또가 좋아하는 우유를 준 까닭인가 금세 긴장이 풀어진 것 같다. 새끼고양이에게도 손가락으로 찍어 우유를 먹였다. 웬일인가 로또가 내말을 귓등으로 들었는가. 꼬리를 저으면서 아기고양이 체향을 맡으며 젖은 털과 생식기를 핥아주며 따뜻한 스킨십으로 배설물도 먹어 치우는 것이 아닌가. 정말 정말 다행스런 순간이다.
검은 아기고양이는 배가 고팠는지 우유를 먹고 트림도 하고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한다. 다음날에도 끊임없이 핥아 주고 품어주고 젖을 물리는 로또의 사랑과 자비가 너무 귀엽고 고맙고 감동적이다. 우리는 아기고양이에게 개양이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개양아 개양아’하면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이제는 달려온다. 우유를 줄때는 따로 준다. “로또야 이 우유는 개양이 꺼야 먹으면 안 돼”하면, 자신의 우유를 다 먹은 후에는 개양이 밥그릇을 지켜보다 개양이 식사가 끝나서야 먹어 치운다. 힘없고 초라한 아기검은고양이의 모습에서 모성애를 느낀 로또보다 개양이가 먼저 모성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
동물과 관련한 스토리를 TV에서 본적이 있다. 앞 못 보는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고 눈사태와 재해로 인해 묻혀버린 사람도 찾아내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유익한 행동으로 보은하기도 한다. 이상하다. 며칠 동안 로또가 거의 밤을 새웠는데도 불구하고 개양이를 가슴에 꼭 품고 젖을 입에다 물리고 별빛처럼 총명한 눈동자로 개양이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뾰족한 입 빨로 젖꼭지를 빨아 로또의 젖꼭지 세 곳에 뻘건 흠집이 생겼다. “얼마나 쓰리고 아릴까.” 그러나 로또는 자신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개양이의 사랑스런 눈빛에 빠져있기 때문인가. 개양이는 울안에서 로또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재롱도 부린다.
이제 겨우 열흘이 지났다. 고맙게 생각하는 건지 개양이는 로또 앞에서 앞발과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 같았다. 로또는 우리 식당의 웃음치료사다. 눈썹을 그려놓아 그 눈썹을 보면 화가 난 사람도 거침없이 웃음을 만들어 낸다. 사랑을 만들어 내는 진돗개 로또. 굶주렸던 개양이는 제 스스로 따뜻한 체온을 만들지 못하기에 로또의 사랑이 절실한 것인가. 뜨거운 날씨다. 엄마가 되어준 로또의 마음처럼 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개양이가 로또의 눈빛을 쳐다보며 일광욕을 즐긴다.
인륜이 무너지는 세상,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서 양심과 정의가 무너지고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 자식이 부모를 버리고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천륜이 무너지는 세상에서 로또와 개양이와의 아름다운 스토리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이 시대 최고의 덕목이 아닐까.  
이대길
전 속초신협 이사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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