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나고 속초의 정치리더들의 지형이 새롭게 짜여졌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기대와 우려의 마음이 반반일 것이다. 당선인을 지지했던 이들은 그들에게 기대하고 싶었던 무엇인가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던 또 다른 많은 이들은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당선인들은 항상 가슴에 새겨두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이번 당선인들에게 다음의 두 가지를 기대해 본다.
하나는 리더의 조건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정치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리더란 무엇인가? SBS 스페셜 제작팀에서 펴낸 ‘리더의 조건’에 나오는 핀란드의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타르야 할로넨의 이야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살펴보자.
할로넨 대통령은 2000년, 제1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핀란드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가장 서민적인 대통령이라는 평판을 받으며 재임에 성공하여 10여년의 임기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핀란드를 행복한 국가로 만들어 퇴임 시에도 국민의 지지도가 80%가 넘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리더십의 비결은 무엇일까?
‘핀란드 국민들이 나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나를 그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높고 먼 곳이 아니라 국민 가까이에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동네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사람, 다가가기 쉬운 사람, 쇼핑센터에서 함께 줄을 서고 물건을 사는 보통 사람이어야 하는 거죠.’라는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새롭게 지역의 정치리더가 된 이들에게 그들 모두가 항상 보통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기준을 하나로 정하면 판단은 명확해집니다. 나의 목표는 국민의 행복이고, 따라서 내가 가진 단 하나의 기준은 국민입니다.’라는 그녀의 말을 항상 가슴에 새겨 달라고 필자는 지역의 정치 리더들에게 주문하고 싶다. 리더의 숙명은 항상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책이든, 인사든 리더는 오래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추진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그 결정이 진정 국민을 위하는 일인지를 판단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라는 그녀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그녀는 그래서 판단을 내리기 전 반드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실천했다.
요약하면, 필자는 우리 지역의 정치 리더들이 항상 시민 속에서, 시민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정책의 결정을 자신의 생각과 철학이 우선이 아니라, 그 일이 진정 시민을 위한 일인지를 항상 생각하는 보통 사람이 되어주기를 요구한다.
또 다른 하나는 이번 민선 7기의 정치리더들이 속초의 미래 비전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를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실천 로드맵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선거기간 각 후보들이 내건 공약들을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필자의 개인적 생각으로 공약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그 지역의 내일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비전을 설정하는 일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지역의 당면한 현실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그런데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필자는 우리 지역의 현안문제에 대한 공약만 보았지, 우리지역의 내일을 설계하는 비전은 볼 수 없었다. 물 부족 문제, 난개발 문제, 철도 문제, 중학교 신설이전의 문제는 당연히 우리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이다. 그러나 그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우리 지역의 내일의 문제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성찰이 부족한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속초의 내일은 무엇일까?’ 괜스레 머리 속이 어지러운 어스름 저녁이다.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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