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속초시장 당선인이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한 ‘동서고속화철도 역사(종착역) 위치 변경 가능성 시사’와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김 당선인이 기자들을 상대로 민선 7기 개략적인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여서 향후 추진계획이라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관련 부서와의 협의나 지역사회의 충분한 여론수렴 없이 이런 중차대한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는 김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직후 동서고속철사업 관련 업무 직원들을 속초로 내려 보내 김 당선인의 발언배경과 의미를 파악하는 등 당황해 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이날 오전 당선인 사무실에서 시청 출입기자들에게 민선 7기 시정운영계획을 설명하면서 동서고속화철도 종착역 위치 변경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 당선인은 이날 “동서고속철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어야 하지만 환경적인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에 반해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구간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해북부선이 조기 건설된다면 속초구간도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김 당선인은 이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발언을 했다.
김 당선인은 “동서고속철 역사가 조양동 동광사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동서고속철도이든 동해북부선이든 역사가 그 곳으로 가면 속초가 양분된다”며 “만역 역사가 이 곳(동광사) 부근에 들어오면 작은 땅이 갈라져 가용면적이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김 당선인은 대안으로 “역사 문제를 인근 지역과의 통합문제와 연계해 속초와 고성 경계지점에 갖다 놓으면 속초는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고성에는 역사를 줘, 궁극적으로 속초와 고성 통합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춘천~속초 철도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공개하면서 동서고속철 종착역인 속초역은 동해북부선과의 연결을 고려해 노학동 경동대학교 설악제2캠퍼스 동측 농경지로 정했다.
김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강원도는 즉각 관련 업무 협력관을 속초로 내려 보내 김 당선의 발언배경과 취지를 파악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 21일 <설악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협력관을 속초로 내려 보내 발언의 배경과 진의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당선인의 발언이 향후 사업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역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주민들은 “동서고속철은 설악권의 30년 숙원사업인 만큼, 종착역 위치 변경 등은 당선인의 의견 제시만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 주민들의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공개됐어야 했다”며 “종착역 위치 변경이 가시화될 경우 향후 지역적 갈등으로 번질 수 있고, 사업계획 변경으로 2025년 준공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종착역 위치 변경은 속초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토부는 물론 강원도, 노선 통과 5개 시·군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심사숙고해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철수 시장 당선인은 이날 “취임 이후 각계각층 전문가 등으로 구성할 시민원탁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 한 동안 ‘동서고속철 종착역 위치 변경’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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