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말부터 시작한 설악산 관광개발은 1970년대 들어서면서 활짝 꽃을 피웠다. 1960년 설악산관광호텔이 들어섰고, 1963년 속초 대포동에서 설악산 신흥사까지 17km 구간에 6m 폭의 관광도로가 2년 간 공사 끝에 개통되었다. 1966년에는 제1회 설악제와 함께 설악산 등산대회가 개최되었다. 1967년에는 극동항공, 1968년에는 대한항공에서 서울에서 속초까지 항공노선을 취항해 운항했다.
1970년 3월 24일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71년 8월 1일에는 설악산의 명물인 케이블카가 개통되어 영업을 시작했다. 1970년 여름 속초 최초의 해수욕장인 ‘조양해수욕장’이 문을 열었다.
1970년 기준으로 서울-속초간 KAL이 2회 운항되고, 금강운수 직행버스 13대가 서울 마장동에서 속초까지 하루 16회 왕복으로 운행했다. 이때 버스 소요시간은 8시간이다. 설악산에는 관광호텔 1개와 갑류여관 20여개, 음식점 등이 들어섰다. 1972년 10월 신문기사를 보면, 단풍 절정기에 설악산에는 하루 6,7천명의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으로 붐볐으며, 매일 30여대의 관광전세버스가 찾아왔다.
국민관광지가 된 설악산 관광과 관련해 1970년대 들어 언론에서 처음으로 속초의 향토음식을 주목했다. 1973년 <조선일보> 전국 향토음식 연재 기획 ‘별미진미’에 당시 동문성 속초주재기자는 함흥냉면과 설악산 떡, 도토리묵을 소개했다. 동문성 기자는 속초 이외에도 낙산의 전복죽을 소개했다. 1960년대부터 동해안 대표해수욕장으로 각광을 받은 낙산해수욕장의 전복죽은 당시 언론에 특산음식으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명태 서거리김치와 가자미식해, 오징어순대, 생선회, 막국수 등 향토음식도 이 시기에 속초의 향토음식으로 거명되었다.
〇별미진미 - 속초 함흥냉면
속초의 함흥냉면은 1·4후퇴 때 자유를 찾아 월남한 함흥사람들이 옮겨 놓았다. 굳이 함흥에서 만든 냉면과 다른 점이 있다면 녹말가루 대신 주성분으로 고구마 맛가루를 쓴다는 점이다.… 함흥냉면은 비빔국수와 생선회 국수로 나누어지는데 속초지방에선 생선회국수를 알아준다.… 속초 근방의 해변과 설악산을 찾는 관광객들 중 이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고향을 찾듯, 속초의 함흥냉면을 찾아 이곳에 들른다.
함경도 출신의 연예인 김희갑 주선태씨 등이 촬영스케줄이 이 부근에서 있으면 꼭 속초를 찾아 한끼를 냉면으로 때운다고 한다.
<1973년 8월 9일 조선일보 5면 속초 동문성 기자>
〇별미진미 - 설악산 ‘떡’
설악산의 떡이 명물이란 것은 등산객이 다 안다. 설악산에서 나는 참깨, 팥, 콩, 쑥, 대추, 곶감, 잣, 밤 등을 써서 우리 고유의 떡을 만드는 집은 설악동의 설악한과점. 입산 때 갖고 가는 도시락 반찬이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착상된 것. 도시락용인 설악떡은 1백50원짜리와 2백원짜리가 있다. 인절미, 깨절편, 송편, 백설기, 약식 등 2개씩 10개와 김밥 5개가 1백50원, 2백원짜리는 각종 떡 10개와 김밥 10개가 들어있다. 서울 등에서 수학여행 오는 학교가 출발전에 예약을 해온다는 것.…
<1973년 9월 5일 조선일보 5면 속초 동문성 기자>
〇별미진미 - 설악산 ‘도토리묵’
설악산 토산품 도토리묵은 외지인이 더 좋아한다. 골짜기 오두막이면 어디나 함지에다 밤 빛깔의 묵을 찬물에 띄워놓고 있다. 태백산맥의 精이라는 도토리로 만든 묵이다. 등산객이 하산길에 피곤한 다리를 쉬기 위해 막걸리에 곁들여 도토리묵 한 접시쯤은 맛있게 비운다.…
설악산의 도토리묵은 하루 평균 7백20모나 소비되는데 품질보장을 위해 속초시는 지난달 도문동 상도문리 1구에 도토리묵 공장을 만들었고 87가구 주민들이 협업으로 묵을 만들며 토산물의 질을 높이도록 하고 있다.…
<1973년 9월 15일 조선일보 5면 속초 동문성 기자>
〇전주 비빔밥 예찬론뿐 아니라 충남의 담뿍장, 군산 아구찜, 제주 꿩찜, 설악산 감자떡, 함경도 가자미식해 등은 모두 기막힌 향토 별미로 꼽힌다.
<1978년 1월 20일 경향신문 3면 ‘여적’>
〇설악산 향토음식 선보여
1979년 5월 31일 오후 7시 세종대학 부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와 국제관광공사 주최로 한국전통음식 및 향토음식에 대한 전시 겸 시식회가 1백명의 관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호텔 해금강홀에서 열렸다. 여기에는 제주도와 경주, 부여, 설악산의 향토요리가 나왔다. … 설악산은 옥수수죽, 막국수, 표고비빔밥, 오징어순대, 메밀전병, 산나물부각, 기장떡, 오미자화채 등이다.
<1979년 6월 2일자 동아일보>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1973년 9월 5일 조선일보 5면에 동문성 속초주재기자가 속초의 향토음식인 ‘함흥냉면’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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