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강원진로교육원’이 개원한다. 강원도교육청 직속기관으로, 전국 최초 진로 교육 전문기관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며 이를 계획하고 목표를 세워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예정이다. 여러 직업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실들이 갖춰지며 전문상담가 등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전문가들이 배치되어 강원도 내 학생들뿐만 아니라 타 시·도 학생들, 그리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하여 연간 2만 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진로 전문 교육기관인 셈이다.
교육선진국들의 다양하고 효율적인 진로 교육들을 벤치마킹하고, 우리 현실에 맞는 진로 교육의 방향을 연구하는 등 준비 기간만 무려 7년이라는 시간과 정성을 들인 강원진로교육원이다. 어려서부터 성적위주의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숨어 있는 꿈과 끼를 일깨워 주며 창의적 삶을 살 수 있는 주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 나갈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며 반기고 있다. 얼마 안남은 4월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우리에게 4월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야하는 아픔도 함께 공존한다. 세월이 지나도 잊혀 지지 않을 것 같은 고통과 슬픔을 우리 사회 공동체가 함께 해야 하는 시간들은 기성세대들의 반성과 책무, 그리고 다시는 그런 비극이 우리 아이들에게 일어나지 않아야한다는 의식과 각오를 새롭게 할 시간들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 사건 조사 등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더디고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 잡고 정의를 세워야 할 엄중한 책무가 있는 정치권은 4.13 총선만을 향해 내달리는 모습이다. 매일 반복되는 각 정당의 대립, 경선, 공천 소식과 뉴스로 가득 찬 메스미디어의 내용들은 그렇지 않아도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서민들에게 피로감을 더해준다.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할 입법부 구성이 무엇보다 중차대한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가의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국민의 행복과 안녕에 두어야 하는 정치 철학의 기본 정신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세계단편소설 중 <큰 바위 얼굴>이란 작품이 있었다. 우리에게 <주홍 글씨>로 친숙한 미국의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의 작품으로 도덕적 덕목의 가치가 퇴색되어져가는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글의 주인공인 ‘어니스트’는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언젠가 이 마을에서 큰 바위의 얼굴을 닮은 위대한 인물이 태어날 것이라는 전설을 듣는다. 어니스트는 그 사람을 꼭 만나 보았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백만장자, 전쟁 영웅, 이름난 정치가 등 많은 사람들이 예언으로 지목되던 사람들을 보았지만 그 중에 전설의 주인공은 없었다. 세월이 흘러 어니스트가 백발의 노인이 되었을 무렵, 그는 인생의 많은 시련을 통해 지혜를 얻은 현명한 노인으로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 때 그 마을 출신의 유명한 시인이 어니스트의 소문을 듣고 그를 만나러 오게 되고, 마을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는 어니스트의 얼굴 속에서 큰 바위 얼굴을 발견한다.
우리 사회의 큰 인물이란 권력을 지닌 사람, 재산이 많은 사람, 어떤 특정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전문가 등 개인의 판단 기준에 따라 많은 롤 모델(Roll Model)이 있겠지만, 어려운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보살피는 이타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큰 인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질 때 우리 사회는 건강성을 회복할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이타적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기에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진로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본인의 적성과 재능에 맞는, 단어형이나 문장형이 아닌 스토리형의 목표와 꿈을 세우는 것이지만, 더불어 이를 지도하는 과정에 있어 최종의 목표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이타적 삶’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강원진로교육원이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큰 인물들로 성장할 수 있는 요람이 되기를 기원하며 응원한다.
양용석
강원도교직원수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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