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3년전 까지만 해도 나와 내 친구들은 언제 어떤 선거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선거에 전혀 관심이 없는 평범한 20대 젊은이였다. 매번 선거일은 우리에게 쉬는 날이었고, 후보자가 누구인지, 내세운 공약이 어떤 내용인지 모른 채 투표를 하거나 아예 투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친구들도 있었고 누구하나 먼저 투표하러 가자고 말하는 이도 없었다.
그러던 중 오는 4.13일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가 공정하게 선거를 치르도록 도움을 주는 공정선거지원단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선거에 대해 무관심했던 내게 선관위에서의 근무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한 사람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선거에 너무 무지한 것 같아 낯부끄러웠고 내가 모르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주변에는 선거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밤새워 일하고 있는지, 또 후보자와 선거관계자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에게 투표에 대한 중요성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대해 알리고 싶어졌고, 또한 내 주변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퍼스트펭귄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퍼스트펭귄.’ 겁 많고 우유부단한 펭귄들은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망설인다. 하지만 먹이를 구하기 위해선 들어가야만 한다. 펭귄 한 마리가 먼저 용기를 내 뛰어들자 다른 펭귄들도 뒤따라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 때 먼저 뛰어든 펭귄을 퍼스트펭귄이라고 부르며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앞장서서 도전하는 ‘선구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사회가 점차 다양하고 복잡해져 투표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주인인 대한민국에 대해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고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자문해 본다. “내가 안하면 다른 누군가가 하겠지. 내 한 표로 뭐가 바뀌기는 하겠어?”라는 것이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의 가장 흔한 변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 한 표가 “올바른 후보자를 선택하고 대한민국의 더 좋은 미래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투표소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하겠지’가 아니고 ‘나부터 하면 다른 사람도 같이 하게 될 꺼야’라고 다 같이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표로 시작한 나의 작은 노력이 10표가 되고 100표가 되고 점차 늘어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지체하지 않고 투표소로 달려갈 것이다.
누군가가 ‘퍼스트펭귄’이 되어주겠지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사실 태어날 때부터 퍼스트펭귄은 없다. 스스로 언제든지 퍼스트펭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퍼스트 펭귄이 되어주세요. 당신의 한 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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