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침식을 막기 위해 헤드랜드와 잠제(바닷 속 방파제)가 설치된 영랑동(2·3통) 해안이 최근 너울성파도로 일부 백사장이 크게 쓸려 내려가고 바닷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삼발이(TTP)가 드러나 원인규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 99년 이곳 해안이 자연재해지구로 지정되는 등 너울성파도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자, 영랑동 연안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북측과 중앙에 각각 250m와 390m 길이의 헤드랜드를 완공한데 이어,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완화시키기 위한 잠제 설치공사를 2009년에 대부분 마무리한 바 있다. 이후 해안침식으로 백사장이 사라졌던 영랑동 해안이 바닷모래로 뒤덮여 서서히 옛날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해안 침식과 퇴적 현상이 동시에 발생해 원인규명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15일 오전 영랑동 해안. 지난달 발생한 너울성파도로 등대해수욕장 임시상가 자리가 크게 훼손됐다. 이곳은 백사장의 바닷모래가 쓸려 내려가 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삼발이가 드러나 있었다.
임시상가 자리에서 바닷가 쪽으로 조금 떨어진 백사장에도 잠제 설치 후 바닷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삼발이 7~8개가 모습을 드러내 해안경관을 망치고 있었다.
지난 2009년 해안침식을 막기 위해 중앙헤드랜드와 잠제를 설치한 후, 지금까지는 계절적 영향으로 겨울철에 일시적으로 해안침식 현상이 발생하긴 했지만, 바닷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삼발이가 드러날 정도의 해안침식은 처음이다. 앞으로 이곳에 모래가 유입되지 않을 경우, 여름철 간이해수욕장 운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2012년 남측 잠제 보강사업이 끝난 ‘돌섬횟집’ 주변은 등대해수욕장 출입 지점과는 달리 바닷모래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대조를 보였다.
이곳은 지속적으로 바닷모래가 유입되면서 일부 구간은 모래가 파제벽 앞에 설치된 삼발이를 뒤덮기 시작한데 이어 파제벽과 거의 같은 높이까지 올라와 있었다. 큰 파도가 오면 파제벽을 넘어 해안도로로 바닷물이 밀려 올라올 수 있는 위험한 상태다.
이 처럼 같은 해안가의 백사장에서 대대적인 모래침식과 퇴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 주민은 “잠제가 설치되면 큰 해안침식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심하게 침식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는 “이번 겨울 너울성파도로 모래유실이 많이 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계절적 영향으로 겨울에는 쓸려나가고 여름에는 밀려오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기 때문에 여름철 모래이동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겨울 너울성파도로 잠제 설치 이후 바닷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삼발이가 드러나 있는 영랑동(3통) 해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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