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뉴스홈 > 오피니언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사는 이야기 / 혼자 꾸는 꿈
등록날짜 [ 2018년06월04일 14시05분 ]

# 꿈 하나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투썸플레이스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를 보았다. 운동복 차림이라 들어가지는 못하고 창 너머로 한참 바라보다 발길을 돌렸다. 돌아서는 마음이 흐뭇하다. 우리 지역에 근래에 들어 젊은 친구들이 각종 문화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새로운 문화마당을 펼치는 모습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달에는 문우당에서 기획한 윤동주 100주년 기념 시낭송과 바이얼린 연주가 어울리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고, 지난 주에는 칠성조선소에서 ‘칠성조선소 살롱 뮤지페스티벌’과 프리마켓이 열렸다. 그리고 북카페인 완벽한 날들에서는 ‘유진상 개인전-설악을 그대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속초의 문화행사는 대부분 속초예총과 속초민예총의 산하단체들이 펼치는 각종 공연과 전시회가 주된 행사였고, 속초문화원, 속초축제위원회, 속초시립박물관 등 단체들이 주관하는 행사가 많았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작은 변화들이 시작되었다.
그 작은 변화도 좋았지만, 더 고무적인 사실은 그 변화들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젊은 피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엊그제는 상도문 도문농요전수관에서 열린 ‘상도문 문화반상회’에 다녀왔다. 속초문화원이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어렵게 따온 ‘문화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사업의 첫 단추이다. 그 곳에서도 지역 예술전문가와 지역 문화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젊은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문화활동들의 성과가 성공적이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한 시도들이 일어났다는 자체가 매우 소중한 일이며, 그 변화 자체가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속초의 문화적 흐름을 바꾸는 출발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젊은 친구들을 보면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지역의 문화예술활동에 오래 종사한 선배로서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 만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나를 선생님처럼 따르며 다양한 문화사업을 기획하고 고민하는 해인이에게 기껏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그래, 우선 그릇을 많이 빚어보렴. 그러다 보면 어떤 것은 질그릇이 되고, 어떤 것은 쓸 만한 도자기가 될 것이고, 그렇게 오래 노력하다 보면 명품 도자기 하나 나올지 않을까?’ 라는 뜬 구름 잡는 소리만 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이 많이 부끄럽다.
그래서 나는 혼자 꿈을 꾼다. 기존에 속초의 각종 문화단체에서 사무국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문화활동에 열심인 친구들과 새로운 시도로 속초의 문화지도를 바꾸어 줄 저 젊은 피들이 함께 만나, 마음껏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 플랫폼 하나 만들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

# 꿈  둘
저녁나절, 만남을 위해 길을 나서면 요즈음 사거리마다 익히 아는 얼굴들을 많이 만난다. 예전과 다른 점은 그들이 색깔 있는 옷을 입고, 기호를 달고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려고 무척 노력 중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이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2주 후면 자신의 명함에 도의원, 또는 시의원이라는 새로운 직함 하나를 새길 수 있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런 그들을 보면서 나는 또 혼자 꿈을 꾼다. 저들이 당선이 되든 안 되든 그들은 속초의 내일을 만들어 갈 리더들이라는 것이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 했듯 적어도 지역에서 정치적 리더가 되려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미래지향적 비전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선거가 끝난 후에는 저들이 입고 있는 옷의 색깔을 초월해서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모여 책도 읽고, 토론도 하는 정치포럼 하나 만들어주면 어떨까? 
생각은 많은 데 실행이 어렵다. 그래서 한 여름밤의 꿈일지라도, 혼자 꿈을 꾼다.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좋아요 0 싫어요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사설 / 소중한 주권, 투표로 행사하자 (2018-06-11 18:23:23)
사설 / 공명선거, 후보자·유권자 함께 지켜야 (2018-06-04 14:00:00)
속초항 국제항 위상 ‘흔들’
올 양양송이 작황, 폭염 영향 받...
속초시 2회 추경 3,838억 편성
고성군 무주택 신혼부부 주거비 ...
속초시 ‘시민 중심 원탁회의’ ...
“조도 3년간 백화현상 발생 안 ...
1
20여년 몸담은 체육계 떠나는 조명수 속초시체육회 상...
조명수(사진) 속초시 통합체육회 상임부회장(전 속초시생활체육...
2
속초시장 선거 관련 ‘구속’에 ‘검찰수사...
3
대통령 표창 수상 최상섭 속초시자율방재단...
4
주민들 떠난 동명동 개발지역 분양시장 부...
5
교사 출신 초보 농군 이용우 씨가 들려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