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설악권 해안(자연)관광의 현주소
② 양양 낙산도립공원 해제에 따른
해안관광 방향성 진단
③ 아산 지중해 마을과 태안 해안
힐링로드의 관광활성화 성공 비결
④ 크로아티아 아드리아 해안
240km의 관광연계 활용 성공사례
⑤ 크로아티아 자연친화적 맞춤형
해안관광 활성화 비결
⑥ 슬로베니아 세계적 자연관광
활성화 원동력
⑦ 자연을 활용한 슬로베니아의
매력적인 관광 경쟁력
⑧ 설악권 해안(자연)관광 활성화 방안
크로아티아의 해안관광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예술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에 더해 주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자연적인 모습으로 귀결된다. 정부는 인위적인 개발은 가급적 자제하며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과 편리한 관광동선을 만들어내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렇다보니, 해안선을 따라 즐비한 항포구와 리아스식해안의 아드리아해안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세계 각국에서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힐링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바다오르간 등 아이디어 돋보여
두브로브니크를 지나 스플리트를 거쳐 아드리아해 북부에 위치한 자다르로 가는 해안선 곳곳에는 한 폭의 그림 같은 항포구 마을들이 즐비하다. 자다르로 가는 쉼터로 불리는 쉬베닉 주변 해안가 마을들은 주황색 벽돌에 르네상스 양식의 주택들이 영롱한 바닷물에 반사되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 전망이 좋은 해안도로 갓길에는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자리하고 있다.
최북단 이스트리아반도 전에 해안선의 마지막으로 꼽히는 자다르는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지역의 주도로 주변 유럽의 다른 나라와의 왕래가 잦은 항구도시다.
이곳은 성벽에 둘러싸인 요새도시로 고대 로마시대의 흔적이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고, 올드타운이 바로 해안관광의 요체로 꼽히고 있다. 주변에 140여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으며, 바로 코르티나 군도가 세익스피어의 희곡 <12야>의 배경이 될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뉴타운에서 관광거점인 올드타운으로 가는 교통수단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노 젓는 자그마한 배다. 우리 돈 500원 정도를 내면 젊은 뱃사공이 노를 젓는 작은 배를 타고 채 1분도 안 돼 올드타운에 도착할 수 있다. 자다르의 올드타운은 지중해를 비롯한 유럽 각지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노을 지는 석양(sunset)’이 제일 유명한 관광상품이다. 저녁이면 주민들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자다르의 석양을 보기 위해 항구 가장자리에 위치한 광장에 삼삼오오 모여든다. 자다르 지방정부는 아름다운 석양이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끌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광장에 세계에서 유일한 바다 오르간을 만들었고, 주변에는 석양이 지는 동시에 켜지는 ‘태양의 인사’라는 태양열 바닥의 원형광장도 조성해 관광상품화하고 있다. 바다 오르간은 항만으로 치는 파도의 세기에 따라 음율이 서로 다른 오르간 소리가 나도록 항만 바닥을 설계한 것으로, 바닥 난 구멍들에 귀를 기울이면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선명하게 울려 퍼지는 기발한 아이디어 작품이다. 이곳을 거닐다, 석양이 질 무렵이면 원형광장 바닥에 설치된 태양열판이 빛을 내며 작은 태양계를 차례로 비추면서 석양과 함께 조화로운 관광상품의 절정을 선사한다.
올드타운 항만 곳곳에는 작은 방파제와 연결한 외줄타기 익스트림 스포츠가 활성화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작은 등대도 설치해 아드리아해의 석양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치했다.
크로아티아의 길게 늘어선 해안선의 최북단에 위치한 자다르의 해안관광은 도시특성에 알맞은 관광시스템을 적용하는 동시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관광요소가 접목되면서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 힐링하는 관광
크로아티아의 관광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자연의 보고인 플리트비체국립공원이다. 자다르의 해안관광을 마치고 굽이굽이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높은 돌산을 거쳐 숲이 우거진 곳에 다다르면 나타나는 플리트비체국립공원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자연관광의 결정체다. 16계단 형식으로 이어진 이 호수공원은 석회석의 바닥이 마치 영롱한 빛을 발하는 것처럼 보이는데다, 죽은 나무를 그대로 방치하는 자연방식의 관리가 어우러져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자연명소로 손꼽힌다. 2시간부터 최장 8시간까지 탐방이 가능한 이곳은 7개 코스로 나눠 각 입구에서부터 투어가 가능하고, 90여개의 아름다운 호수에 비치는 에메랄드빛의 강렬한 물과 자연 그대로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관광동선 또한 관광객들 취향과 체력에 맞게 구성됐으며, 호수를 오가는 전기보트와 친환경 기차(버스 3대를 연결한 형태)로 3박자 관광을 완성해내고 있다.
초보자와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C코스는 입구에서부터 40∼50분을 거닐면서 폭포와 동굴 등 자연을 감상한 후 호수에 도착하면, 전기보트를 타고 건너편으로 이동해 다시 보트를 타고 정상을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 접어든다. 이 코스의 정상에 오르면 친환경 기차가 대기해 관광객들을 구간별로 실어 나르며 즐거운 자연관광의 벗이 된다.
특히, 입구부터 코스별 구간에는 영문과 함께 그림으로 테마를 설명하며 안내하고 있어 굳이 영어를 몰라도 탐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배려가 돋보였다.
자연이 선사한 플리트비체를 방문하면, 보석 같은 천혜의 자연에 반하고, 자연 그대로 관리하는 친환경 방식에 감탄하며, 자연에 순응하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자연과 함께 힐링하는 관광은 더 이상 없다는 얘기며, 이곳이 바로 자연관광의 보고이자 명소다.
이런 점에서 크로아티아의 해안관광과 국립공원호수인 플리트비체 산악관광은 명품 동해안의 해안선과 바다, 호수, 설악산을 지닌 설악권의 해안·자연관광 정책에 많은 의미를 던지고 있다.
크로아티아 관광청 산드라 씨는 “우리는 긴 해안선을 따라 다양한 해변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관리책임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가장 친환경적인 시스템을 고안해 적용하면 지속적인 이용을 통해 중장기적인 수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과 지방정부, 중앙정부가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현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아드리아해의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자다르 항만은 바다오르간과 태양열 원형광장, 바다 익스트림 등을 접목한 해안관광의 거점으로 꼽히고 있다. 노을 지는 석양을 바라보는 관광객들. 작은 사진은 바다오르간 소리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는 모습.
자연관광의 보고인 플리트비체호수는 자연방식 그대로 관리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빛을 더욱 발하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코스로 불리는 계단식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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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트비체 관리자 사브젠티크 씨
“자연이 오래 못가면 관광 또한 활성화 안 돼”
플리트비체를 관리하고 있는 사브젠티크(사진) 씨는 “호수에 배를 띄우고 기차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오랜 고민 끝에 이끌어낸 결과물”이라며 “자연이 오래가지 못하면 관광 또한 활성화되지 못하는 만큼 친환경 관리와 적용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한민국 명산 설악산도 산을 찾는 탐방객들 입장에서 과연, 어떤 동선으로 어떤 시설들과 운영체계를 갖춰야 할 것인지 과학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브젠티크 씨는 “결국 자연유산은 오랜 세월 그곳과 함께 해온 원주민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이들의 삶과 생활방식, 의견을 보다 많이 관광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현재 크로아티아 정부의 기조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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