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오전 10시, 속초문화원 소강당에서 ‘속초관광두레’ 사업설명회가 있어요. 속초의 주민사업체, 혹은 속초에서 관광사업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꼭 오시면 좋겠어요.”
지난 3월, ‘2018년 관광두레’ 신규지역 10곳에 속초시가 4수만에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는데, 그 소식의 한가운데에 엄기동(44) PD가 있다. 지난 17일, ‘SC 환경’ 사무실에서 차분한 목소리의 엄 PD를 만나 이것저것 두서없이 물어보았다.
엄 PD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8년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를 6월 22일까지 모집하는데, 관광두레 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주민공동체와 사업체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어떤 방식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보다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10.5대1 경쟁률 뚫고 PD 선정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사업신청을 해온 속초시는 올해 2명의 PD 신청자를 추천, 4년 만에 처음 관광두레 신규지역에 확정됐다.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관광두레 PD 후보자의 역량, 지역의 관광두레 사업 추진 필요성, 지자체의 협력 계획 등을 기준으로 서류와 면접 평가, 워크숍 방식의 발표 평가 등을 실시해 지원자들을 공정하고 심도 있게 심사했다고 한다. ‘2018년 관광두레’ 심사에는 전국의 65개 지자체에서 총 105명의 PD 지원자가 서류를 접수해 10.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속초지역자활센터에서 실장으로 8년간 근무하다가 2008년에 자활사업에 참가했던 주민들과 소독·방역 및 건물관리와 청소 등을 전담하는 ‘SC 환경’을 자활기업으로 창업했어요. SC 환경은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원의 44%를 취약계층으로 구성했죠. 영북지역에서는 최초의 사회적기업이었어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속초시 사회적기업 설립지원센터에서 컨설팅을 맡아 하다가 작년에 양양관광두레 김석기 PD를 도와서 서핑관광두레와 용천리 청년회 지원 멘토로 일한 적이 있어요. 주민들 만나서 일하며 주민들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이라든가 창업 준비를 위해 회의하는 과정들을 지켜보니 무척 좋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한번 PD를 해보고 싶다고 했죠. 하지만 그렇게 경쟁이 치열할 줄은 몰랐어요.”
관광두레란, 지역 주민들이 모여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특화자원을 직접 개발·창업하려 하거나 혹은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창업할 의지나 아이디어를 가진 주민 혹은 주민공동체가 있을 경우, 시장조사, 마케팅, 홍보 등 소프트웨어 쪽의 경험적 열악함과 자본적 영세함을 채워줄 수 있도록 정부가 사업체 발굴에서부터 경영 개선까지 전문가들의 수준 높은 컨설팅과 멘토링, 파일럿 등으로 밀착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 주민 중 뽑힌 프로듀서(PD)가 이런 여러 개의 지역관광두레를 총괄 감독처럼 이끌게 된다. 속초 출신으로 사회적기업 ‘SC 환경’을 창립하고 운영한 실질적인 경험과 노하우, 컨설턴트와 멘토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력, 지난 2009년부터 매월 수익금의 일정 금액을 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관내 86개 경로당의 전문방역 및 위생사업을 지원하는 등의 다양한 사회공헌과 그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10월에 베스트자활기업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까지 받은 엄기동 대표가 10.5대1의 경쟁률을 뚫고 관광두레 PD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전국에 관광두레사업체 157개
“여러 가지를 고민하는 중이에요. 창업에 대한 구상이 있는 주민공동체가 사업에 대한 교육도 받고 파일럿도 해보고 평가도 받으면서 실패를 줄여주는 과정을 다 함께 거치는 것. 직접적인 인건비 지원은 없지만, 창업지원과 조직개선책, 홍보와 마케팅 쪽으로 여러 가지 전문적 지원을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받으며 개인적 조직적 역량 강화를 통해 사업을 테스트해 볼 기회를 갖는 것. 관광두레란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여기저기 직접 다니면서 속초에 숨어있는 자원과 가능성들을 발굴하고 있죠.”
현재 관광두레사업은 전국적으로 47개 지역에서 157개의 주민사업체, 14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월평균 1,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체도 많이 있다고 한다. 2022년까지 1,000개 이상의 주민사업체를 발굴, 육성하는 것이 문체부 관광두레 사업의 목표이다. 관광두레 PD는 다양한 주민사업체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활동비부터 관련 교육, 멘토링, 판로 개척, 홍보 지원 등으로 최대 5년간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가 엄기동 PD의 발걸음을 눈여겨보게 만든다. 복잡다단하게 얽힌 속초라는 큰 도화지 위에 관광두레라는 어렵고도 매력적인 그림을 그려야 할 엄기동 PD. 좋은 기회를 거머쥔 그의 진지한 고민에 머리가 끄덕여진다. 속초공동체에 속한 시민들 모두 조금씩 머리를 맞대고 ‘관광두레 사업체’라는 보석 발굴을 위해 같이 고민했으면 싶다.
위나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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