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지역브랜드화 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원료인 고품질 홉의 국산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해 도전하게 됐습니다.”
양양출신으로 수제맥주를 제조하고 있는 박용민(40) 씨가 설악권 최초로 속초와 양양에서 국산 홉 재배에 도전하고 있어 화제다.
그는 속초 노학동에 1,000평, 양양 용천리에 700평 규모로 홉 밭을 마련하고 ‘호퍼농원’으로 이름 붙였다. 박 씨는 국산 홉을 생산하기 위해 우선 미국‧독일‧체코가 원산지인 모종을 들여와 자신의 밭에 이달부터 정식을 시작했으며, 6m 정도 자랄 때까지 관리한 후 오는 8월 말에서 9월에 첫 수확할 계획이다. 예상 수확량은 500kg∼1,000kg으로, 이런 과정을 거쳐 2∼3년 후에는 고품질의 설악권 홉을 생산, 전국에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박 씨가 홉 농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년 전부터 수제맥주 제조에 나서면서 과거 우리나라의 순수 홉 재배 역사를 공부하면서부터다. 세계 어느 관광지를 가든지 가장 많이 팔리는 주류가 맥주인데, 국내 관광1번지인 설악권에는 지역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는 주류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고 판단해 맥주의 토종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험재배를 거쳐 국산 홉 재배를 준비해왔다.
특히, 1930년 일제강점기에 개마고원 혜산시에서 홉을 재배한 후 1980년대까지 자급율이 100%를 넘었다가 1990년대부터 사양화된 국산 홉을 설악권에서부터 다시 활성화시키겠다는 일념도 그를 홉 재배에 뛰어들게 했다.
그는 “제가 파악한 바로는 전국의 소규모 맥주 양조장이 200곳이 넘고, 수제맥주의 상품성이 갈수록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고품질로 홉을 생산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경쟁력 있는 지역맥주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씨는 고품질의 홉을 생산하면 우선 지역양조장과 협의해 지역맥주 원료로 납품하고 전국의 양조장을 대상으로 판로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지역양조장인 몽트비어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 씨는 좋은 원료의 홉으로 고품질의 지역브랜드 맥주를 생산하면 설악권 관광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양 서면 북평리가 고향인 박용민 씨는 현재 속초에서 한성자동차 전문사업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스킨스쿠버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설악권 최초로 홉을 재배하는 박용민 씨가 밭에 심을 모종을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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