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터널 개통 이후 전반적으로 이용객이 감소한데다 2년 전에 개통한 동해고속도로도 큰 도움이 안 돼요. 기대만큼 상권이 살아나지 않아 막막합니다.”
속초 대표적인 순두부마을인 노학동 학사평 콩꽃마을 일부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06년 미시령터널 개통 이후 순두부식당가를 찾는 이용객이 줄어들어 상권이 타격을 입은 데다, 개통만 되면 관광차량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했던 동해·서울양양고속도로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응한 상인들은 콩꽃마을의 현 상황을 알려면 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해 어둠이 짙게 내린 지난 25일 오후 8시, 콩꽃마을을 직접 방문해 봤다.
마을연결도로인 원암학사평로는 아직 저녁시간인데도 차량의 이동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간혹 차량 한 두 대가 지나다니는 정도였다.
콩꽃마을 윗마을(미시령 방면 쪽)은 대부분의 가게가 일찍 문을 닫아 주변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한 상인은 “대부분의 가게가 보통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데, 최근에는 주중 저녁시간에 손님이 거의 없어 가게 문을 일찍 닫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윗마을의 경우 가게 불이 켜진 곳은 2~3개 정도였다.
영업 중인 상인은 “원래 저녁시간에는 손님이 많지 않아 일찍 문을 닫는데 오늘은 옆 가게에서 모두 문을 닫아, 혹시 손님이 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장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가게 불이 꺼진 음식점들 사이에는 콩꽃마을의 현 상황을 보여주 듯 업종이 전환된 곳들도 있었다. 예전에 순두부식당이었던 한 가게는 알루미늄 섀시점으로 바뀌었으며, 이마저도 영업이 안 된 듯 장기간 문이 닫힌 상태였다. 바로 옆 가게도 지금은 노인복지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인근에 콘도업체 등이 있어 윗마을보다는 사정이 다소 나을 것으로 예상됐던 아랫마을 상가도 평상시 같으면 아직 영업시간인데도 불이 꺼진 가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상인들은 고속도로 개통에도 주중에는 20~30%, 주말에는 10% 정도 이용객이 감소한 것 같다고 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한 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9개월간 미시령터널 이용차량은 182만9,63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1만3,391대보다 58.5%인 258만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상인은 “고속도로 개통에 다소 기대를 걸었는데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럽다”며 “그나마 인근의 콘도 투숙객들을 상대로 근근이 버텨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도로여건 개선과 먹거리의 다양화가 상권악화로 이어진 것 같다”며 “순두부마을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속초시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25일 오전 속초시 노학동 학사평콩꽃마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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