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3일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지방선거 중에서도 지자체장선거는 지역주민들이 자기 마을의 시장과 군수를 선출하는 풀뿌리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런데 지방선거만 있으면 마을에서 친하던 사람들도 편이 나뉘어 원수가 되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그 후유증이 오래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친구가 적이 되고 마을이 전쟁터로 변하는 것이다. 이웃끼리의 싸움은 예사고 같은 집안끼리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정하던 시골마을이 선거철만 되면 전쟁터로 변하는 이 아이러니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돈이 없으면 선거에 나갈 수 없다. 특히 시골에서는 돈이 없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자체단체장이 되면 엄청난 이권사업이 있기 때문에 선거비용을 아무리 많이 써도 그 돈을 뽑을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 선거를 망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돈을 쓰고 당선된 후에는 그 돈을 찾으려는 욕심 때문에 기초단체장이 뇌물을 받고 구속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자체단체장은 봉사직이 되어야 한다. 고향을 위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단체장 선거에 출마해야하는데 각종 이권과 비리에 눈이 먼 채 선거에 임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아 지자체선거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장의 비리 때문에 지자체선거 무용론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글 수는 없는 노릇이다. 풀뿌리민주주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대통령제에서 우리나라의 제왕적 대통령이 항상 문제를 일으켜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나면 구속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자체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이나 군수가 되면 그 지역에서 제왕적권력을 가진다. 시장, 군수의 권력을 엄격히 제안하고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는 지자체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 민주주의가 살아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살 수 있다. 지자체단체장과 함께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기초의회다. 시의회나 군의회도 지역을 위해 봉사하기보다 로비수단으로 전락하거나 시장, 군수와 짜고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휘두르다보니 지자체단체장이나 시·군의원들은 주민을 무서워하기보다 지역 국회의원의 눈치를 더 본다. 일부지역에서는 공천만 받으면 선거는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공천에 목숨을 걸고 있다. 공천을 받기위해 공천헌금을 줬다가 문제가 된 사례도 적지 않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선거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국민여론이 엄청 높았지만, 여당·야당 할 것 없이 여론에 밀려서 정당공천제를 없애겠다고 바람만 잡아 놓고는 선거철만 되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계속 정당공천을 고집하고 있다.
모두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어 있는 국회의원들의 횡포이다. 국회의원들은 지자체선거의 공천권을 활용하여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심지어 정치자금이라는 명목으로 검은 돈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기초지자체선거는 주민들에게 돌려주어야한다. 그래야만 기존의 부패정치에 물들지 않고 지역의 참신한 인물들이 탄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부패한 정치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지역부터 바뀌어야한다. 오는 6.13지방선거에서부터 이러한 바람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장세호
속초시지방행정동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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