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철사업 확정 이후 속초 도심에 이어 설악동에도 한 때 개발붐이 일어 현지 주민들의 기대감이 컸지만, 현재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설악동 C지구 상가 재개발과 B지구의 설악파크호텔 재개관 소식은 현재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지난 3일 오전 설악동 B지구 상가 일대. 평일 오전이여서 그런지 적막감이 돌았다. 설악산 진입도로변에는 벚꽃이 만개했지만, 이곳에서는 봄을 느낄 수 없었다.
B지구의 대표적인 관광숙박시설인 설악파크호텔은 지난 2016년 9월 폐업 이후 18개월째 문이 닫혀 있었다.
바로 옆 국내 굴지 기업 소유의 콘도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채 잡초만 무성했다. 인근 모텔 건물도 장기간 방치된 듯 건물 외벽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다.
겨울기간 문을 닫았던 B지구 대부분의 숙박시설들도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 일대가 한산했다.
한 상인은 “설악파크호텔에 이어 인근의 숙박시설들이 문을 닫거나 영업을 재개하지 않아 체류 관광객 없다 보니, 봄은 왔지만 대부분의 음식점과 기념품판매점 등이 선뜻 영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B지구 주차장 앞에서는 지상 7층 규모의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 건축을 위한 지반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해당 숙박시설은 취사시설 등을 갖추게 돼 현지 상권 활성화에는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5월 재개발 바람이 일었던 설악동 C지구도 대부분 상가의 출입문이 굳게 내려져 있었고, 사람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매년 수학여행철만 되면 학생들로 붐비던 상가 광장도 텅 비었다. 수학여행 패턴이 학년 단위에서 소규모 학급 단위로 바뀌고 계약방식도 입찰제로 전환되면서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한 상인은 재개발을 묻는 질문에 “전혀 진전이 없다”며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설악동의 변화를 기대했던 상인들은 우선 소공원 주차장이라도 설악동 B·C지구로 이전해 상가 활성화로 연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한 동안 변화의 기대감은 있었지만, 지금은 변화의 기운을 피부로 느낄 수 없다”며 “아마 본격적인 관광시즌이 시작되는 이달부터 조금씩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본격적인 관광시즌이 시작됐지만 지난 3일 설악동 B지구는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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