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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대중화 위해 퓨전음악·창작극 등 다양한 시도
예술가의 작업실<5> - 속초시립풍물단 전성호 악장(중)
등록날짜 [ 2018년04월09일 12시02분 ]

가끔씩 사람들이 전성호 악장에게 몇 달을 연습하면 장구 연주를 잘할 수 있게 되냐고 물을 때가 있다. 30년 가까이 장구를 연주해온 그도 이런 질문에 쉽게 답하기가 어렵다 한다. 자신이 연주를 잘한다고 생각하다가 그러한 판단이 오만한 자세였음을 여러 번 깨쳤기에 몇 달의 연습만으로 잘할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풍물놀이는 신명나게 이뤄진다. 연주자들의 모습도 흥겹다. 국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풍물 연주가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이기까지 쉽지 않은 배움의 과정이 있었다.
“편하게 하는 것을 쉽게 하는 것으로 보면 안 되지요.”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장구, 북, 꽹과리 같은 타악 연주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는 10년을 한 사람과 20년을 한 사람의 연주를 구분할 수 있다. 연주자가 나이가 들면 어떤 경지에 오르게 된다. 같은 장단을 적게 두드리고도 많은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덩’ 하나로도 시간과 공간의 여백을 채울 수 있는 것이다.

학교교육에서 국악 비중 낮아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국악을 가깝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 예전에 국악은 우리의 삶이었다. 지신밟기, 굿, 장례, 마을잔치 등이 있을 때 풍물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어느새 이런 일은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오래도록 이어온 우리의 문화가 우리에게서 사라진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도 국악의 비중은 낮다. 김대중 정부 이후 초·중등 교육에서 국악 교육 비중이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10년 전 쯤 다시 양악 중심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국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은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가 우리 음악을 중요시하지 않는 것은 모순된 일이다.
혹자들은 풍물소리를 시끄럽다고 얘기한다. 어떤 이들은 농악이 미신과 연관된 것이라면서 배척한다. 전성호 악장은 풍물단 복장을 한 자신을 향해 재수가 없다면서 소금을 던지는 사람도 봤다고 한다.
“참 재밌는 일이지요? 미신이라 욕하면서 정작 소금을 던지는 우리의 민속을 따르고 있으니.”
사람들이 국악을 멀게 느끼는 것은 국악인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다. 국악을 어렸을 때부터 들을 일이 거의 없으니 커서도 국악을 친숙하게 여기기 힘들다. 젊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가락을 들려주면 이게 춤을 추기 위한 건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박수는 언제 쳐야 하는지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어르신들이 우리의 전통 음악에 바로 춤을 추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선 국악의 발전이 힘든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국악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이 많이 없으니 국악인들도 안일함에 빠지기 쉽다. 아무리 훌륭한 연주를 해도 어차피 이를 구분하는 ‘귀’가 없으니 굳이 실력을 갈고 닦을 이유가 줄어드는 것이다.
 
전통음악으로 극 만들어 공연
국악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더욱 쉽게 국악을 접하게 해야 한다. 전성호 악장은 퓨전 음악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국악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다면 퓨전을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퓨전은 눈요깃거리로 흘러서 제대로 된 연주가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아 자신의 연주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전성호 악장은 퓨전을 한다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드럼을 배운 적도 있다.
전성호 악장은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퓨전 음악 외에도 다양한 형식을 시도하고 있다. 어린이날과 설악문화제 때는 키다리풍물 공연을 펼친다. 키다리 피에로처럼 키를 높여주는 장비를 다리에 착용하고 풍물공연을 한다. 이는 어린이들이 국악에 관심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로 시작한 것이다.
속초시립풍물단 정기연주회에서는 전통음악으로 극을 만들어서 공연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속초시립풍물단의 창작공연 <만선>을 선보였다. 이는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이들의 삶을 그려낸 작품으로 뱃사람들의 노동요와 국악으로 하나의 극을 구성, 음악 공연만으로 작품이 전개된다. 작품에서는 어민이 출항해서 바다와 싸우며 만선으로 돌아와 기쁨의 축제를 하기까지의 모습이 그려진다. 폭풍우 치는 소리, 고기 잡기, 만선의 모습 등 여러 장면을 보여주며 장면별로 의상도 달리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017년 정기연주회에서 공연한 <청사초롱>은 6·25와 분단, 통일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음악 공연뿐만 아니라 대사와 연기가 있고 그 가운데 무용 공연도 있어 다채롭다. 여러 요소가 결합한 공연이라 아직은 손봐야 할 부분들이 남아 있지만 속초의 특색을 담은 공연이라 차후에 이어지는 공연이 기대되는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다음에 계속>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속초시립박물관 내 속초시립풍물단의 전용 공연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전성호 악장.
퓨전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전성호 악장.(맨 앞. 전성호 악장 제공).
속초시립풍물단이 설악문화제에서 키다리풍물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전성호 악장 제공)
2016년 속초시립풍물단의 정기연주회에서 선보인 <만선>의 한 장면.(전성호 악장 제공)
분단과 통일을 소재로 한 공연 <청사초롱>의 한 장면.(전성호 악장 제공)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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