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뉴스홈 > 인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제35회 강원연극제 최우수연기상 남호섭 소울씨어터 대표
완전히 시력 잃고 다른 감각에 의지해 연기 / 아홉장 다다미위에서 반복 연습 / 대상작 ‘만주전선’ 아스카역 완성 / 연출 최귀웅이 깨쳐준 ‘사람 사랑’ / “연기할 수 있는 기회 있다면, / 어디든 자유롭게 하고 싶다”
등록날짜 [ 2018년04월09일 11시59분 ]
배우 남호섭(34. 소울시어터 대표)은 2005년 망막 포도막염으로 왼쪽 눈을 실명했다. 2008년 오른쪽 눈에도 같은 병이 전이 되어 시력이 점점 악화되었고, 올 초에는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됐다. 서울에서 활동 중이던 남호섭은 시력이 악화된 후 고향인 속초로 내려와 극단 ‘소울씨어터’를 창단했고, 단원들과 함께 강원도 전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지만, 시각장애 때문에 언제나 역할에 제한이 있었다. 2015년 강원도립극단 <DMZ동화>에서는 휠체어에 탄 노인 역할을, 2016년 <카운터포인트>에서는 한자리에 고정되어 다른 배우와 함께 움직여야 했고, 2017년 <모두 잘 지냅니다>에서는 고무줄에 발이 묶인 치매노인 역할을 했다. 무대 위에선 언제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지만 움직일 수 있었다. 
제35회 강원연극제 대상작 <만주전선>(연출 최귀웅)은 남호섭이 장애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 억눌려 있던 모든 것들을 폭발시키는 작품이었다.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신의 감각만으로 ‘아스카’역할을 완성시켰다.
“이 전까지의 공연들과 자신감이 달랐다. 장애를 얻고 나서 했던 모든 작품을 통틀어봤을 때 자신감이 달랐다. 다 잃고 나니까 오히려 더 용감해지기도 하고. 아스카의 대사에도 나오듯 ‘어떠한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각오가 되어 있다’ 그런 마음이었다.”
조금이나마 보이던 것에 대해 포기를 하고 다른 감각들에 집중했다. 손과 발의 감각, 소리, 냄새로 시각을 대신했다. 무대의 바닥이 다다미였는데, 다다미의 서로 다른 가로, 세로의 결과 다다미 사이사이의 간격(홈)을 발바닥으로 느끼며 자신의 위치를 찾았다. 아홉장의 다다미위에서 반복된 연습과 노력으로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
무대로 다다미를 고른 것은 연출 최귀웅(33)의 선택이었다. 그는 남호섭이 무대 위에서 스스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무대를 구분 짓고 싶어했다. 조각으로 이어진 다다미는 일제강점기가 배경인 작품과 어우러지며 극적인 효과를 주었다.
최귀웅은 남호섭의 대학교 동기로 많은 작품을 함께 했다. “연출을 잘 하는 친구이기도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힘든 상황에서 계속 내가 옳은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동안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람보다 시스템, 사람보다 일.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람이 더 중요하지’라고 말해주는데, 아차 싶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많은 위기가 있었다. 연습 도중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됐으며, 구성원들 전부 몸과 마음이 약해져 있었고, 극단 내부사정으로 인해 연습실이 없어져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연습해야 했지만, 남호섭을 중심으로 호흡을 맞춰준 배우들과 도움을 준 많은 이들 덕분에 무사히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정말로 사람이 좋고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까지 와 닿는 건 처음이었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자신에게로 돌아와 무대 위에서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강원연극제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대상과,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후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디든 재고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다졌다. 아홉장의 다다미 보다 더 넓은 무대가 그의 앞에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손미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남호섭 대표가 제35회 강원연극제에서 작품 ‘만주전선’의 ‘아스카’ 역을 맡아 열연을 하고 있다. 작품 동영상 캡처.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좋아요 0 싫어요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고성군 2017회계연도 잉여금 1,071억 (2018-04-09 13:00:00)
극단 소울씨어터 강원연극제 대상 수상 (2018-04-09 11:58:13)
(주)설악신문사·속초연탄은행 ...
속초시사회복지협의회, 이마트와...
금강산대순진리회 고성군에 연탄...
거진읍 제3회 다(多)사랑 행복나...
설악신문·속초종합사회복지관 ...
속초여고총동문회 불우이웃돕기 ...
1
설악권 시장·군수 기소여부 주목
김철수 속초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
2
고성에 아파트·주상복합시설 잇단 추진
3
불편함 감수하면서도 ‘교복 착용 지지(57....
4
기고 / 폭탄주 문화
5
양양 낙산지구에 대형 아쿠아리움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