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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문화로 거닐다<143> / 타당성검토용역 추진하는 속초문화재단
문화기획 3.0 시대 문화재단, 지역문화생태계 구축 필요
등록날짜 [ 2018년03월26일 11시50분 ]

속초에도 문화재단이 설립될 예정이다. 1997년 경기문화재단, 1998년 강릉문화재단 이후 전국에 90여개 문화재단이 설립되었다. 강원도만 해도 10개 지자체에 문화재단이 있다. 타당성 조사가 끝나고 설립예정인 지자체도 3곳이니 문화재단이 지역문화정책의 중심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문화재단은 기대만큼 결과도 긍정적이다. 지자체장의 권위에 짓눌리던 초창기 문제점은 대부분 보완되었다.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미래지향적인 예술지원 체계와 지원사업을 기획하며 문화도시를 만드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

속초문화재단 설립 필요성
속초에서 문화재단은 그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었다. 60~70년대 학교 교사 중심의 예술활동에서 80~90년대 예총과 민예총이 설립되고 국악의 갯마당, 연극의 파람불 등 전문예술단체가 탄생하면서 활발한 예술활동을 펼쳤던 속초이다. 1995년 지방자치 이후 문화예술의 지원금은 확대되었다. 하지만 보조금 특유의 근시안적 제도 때문에 문화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2000년대 되어 각종 축제나 문화이벤트가 늘어났지만, 예술활동을 위한 인프라 조성이나 문화다양성 확대 등 예술계 전반의 질적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현재 속초문화예술 환경은 문화재단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만든다. 전국연극제 대상 2회에 빛나는 연극계는 올해 강원연극제 출품작 7편 중 세 작품이 속초 극단의 작품일 정도로 활발하다. 하지만 정작 발표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소극장이 없다. 무대가 없으니 연극을 소비할 관객도 없고 시민의 문화적 삶이 타 지자체에 비해 열악해진다. 국악 전문예술단체 런 갯마당도 마찬가지다. 올해부터 사회적 기업 인건비 지원이 끊기면서 공모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경쟁도 공정한 환경이 조성되고 난 후 평가해야 한다. 속초의 문화환경 지표조사를 통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서 나온다. 예술가와 주민, 활동공간이 어우러지는 문화생태계 조성보다 매년 비슷한 보조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행정을 탓할 일도 아니다. 비전문가인 공무원들이 장기적 관점의 문화비전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홍천문화재단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주로 축제를 개최하던 문화재단이 올해부터 관내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자체 공모사업을 펼쳐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원문화재단 공모에만 의존하던 지역예술계가 환영할 일이다. 속초도 예술활동을 위한 직접 지원금은 거의 없고 예총이나 민예총의 정례 사업비만 예산에 반영되어 있다.

속초문화재단의 설립방향과 비전
지역 문화계의 고민 중 하나인 대표 축제의 발굴이나 도시브랜드 확립에도 문화재단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2017년 설립된 포항문화재단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직접 운영하면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 대표공연예술제 지원사업에 예술일반분야 최고 평가를 받았다. 강릉문화재단의 커피축제도 좋은 사례이다. 박이추 선생이나 테라로사의 인기를 문화자원으로 읽은 후 축제라는 플랫폼으로 도시브랜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문화재단의 긍정적 효과는 조직의 안정성에 기반한다. 문화원이나 예총, 민예총 등 기존 민간조직에 비해 공공시설의 운영, 안정된 재원, 정규직 및 비정규직 등 시설, 인력, 예산이 다른 조직에 비해 월등히 좋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재단이 기존 조직과 어떻게 협업하여 함께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려야 한다. 안정된 조직에 상응하는 사명의식과 사회적 역할을 지역에서 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 문화계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문화정책은 1995년 이후 3번의 변화를 거쳤다고 한다. 1.0 시대는 문화예술 정책을 만들었다. 2005년 전후인 문화기획 2.0 시대는 시민 참여를 중심가치로 만들었다. 2015년 이후 문화기획 3.0 시대는 지역문제를 해결하는데 문화자원을 활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새로운 문화재단은 몇 가지 비전을 만들기 바란다. 첫째 현실의 부족함은 채우고 기존 조직과의 마찰없이 지역문화계 전반의 활력을 만들 수 있는 조직이어야 한다. 오산문화재단의 경우 시즌별로 다양한 대중공연과 예술성 있는 작품의 공연유치, ‘두바퀴축제’와 ‘독산성문화제’를 통한 오산 브랜드가치 상승, 창의체험교육과 인문학 강좌, 오매창작예술촌을 통한 도시재생 및 청년유입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산문화재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문화재단이 각각의 특성에 맞는 문화활동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된 재원과 전문적인 시설운영, 각종 기획 및 공모사업을 통한 문화다양성 확보는 필수이다. 둘째, 문화분권에 의한 자치를 위해 단순시설 관리나 축제운영에서 벗어나 지역 활동가와 예술인들에게 협치의 틀을 제공해야 한다. 성북문화재단은 ‘예술마을만들기’라는 문화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대화 프로그램을 나눴다. 공동체 중심 시민모임을 활성화하면서 마을 민주주의의 규범과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은 좋은 사례이다. 셋째, 도시전체를 문화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비전의 확보이다. 지금의 난개발은 문화적 도시재생을 통한 창조적 도시공간 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기감수성은 공동체의 문화감수성과 비례한다. 넷째, 생활권 문화활성화를 위한 탈장르, 탈지역적 기획이 필요하다. 장르나 지역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근 지역과 다른 장르까지 종횡할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산, 바다, 호수를 갖고 있는 속초의 자연환경이 다양한 문화융합을 통해 탄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된다. 다섯 번째, 문화재단은 문화적 시민의식 각성을 통해 도시문화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사업을 집행하거나 축제를 진행하는 것에 그친다면 기존 조직으로도 충분하다. 김종휘 성북문화재단 대표는 기초문화재단을 동단위 협치와 융합 전담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와 관광, 도시재생의 문화적 가치를 시민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속초시는 정책의 중심이 관광을 통한 지역경기 활성화에 맞춰져 있어 상대적으로 문화정책은 취약했다. 문화재단을 통해 정책의 개발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번 속초시 문화재단 타당성 용역을 시작으로 지역의 문화정책과 문화도시를 위한 실천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국악전문예술단 런 갯마당의 공연 모습.
2018 강원연극제 참가작 중 3편이 속초 극단의 작품이다. 소극장도 없는 도시에 극단 3곳이 운영된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문화재단은 지역문화생태계를 만들고 문화중심 도시발전 전략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성북문화재단은 주민과 예술가의 협력 프로그램을 만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에서 만나는 문화바캉스는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문화재단이 공연장 운영이나 축제 대행에 그치지 않고 문화재생 공간의 위탁을 통한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다. 완주문화재단은 북합문화단지 ‘누에’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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