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고독사가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속초에서도 지난 10일 숨진 지 수개월이 지난 70대 노부부의 시신이 발견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지역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활해온 노부부는 평소 백내장 수술 후유증과 중풍 등으로 힘겹게 투병생활을 해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신 주변에 농약병과 ‘2015년 9월 6일’이라고 날짜가 적힌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꽤 오래 전에 죽음을 선택했지만, 주위에서는 이런 사실을 수개월이 지나도록 전혀 알지 못했다. 그나마 경찰이 숨진 노인이 총포 소지허가증을 수개월째 갱신하지 않아 소재파악에 나섰다가 이제라도 발견했지, 그렇지 않았다면 노부부의 시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됐을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가정해체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족이나 이웃과 단절된 채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1,245명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고독사는 노인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심신이 허약한 노인들은 고독사의 고위험군에 속한다.
노인들의 고독사가 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도입되고 있다. 간성읍 주민자치센터가 독거노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읍사무소를 비롯해 간성파출소, 이장단협의회 등과 함께 ‘간성읍 독거노인 종합보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야쿠르트 배달을 통한 노인들의 안부 확인하기를 시행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경기도의회의 한 도의원은 ‘독거노인 고독사 방지를 위한 민간자원 활용 및 지원 조례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노인들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제도적인 지원과 함께 지역사회와 이웃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사회가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