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면 언제 오나, 북망산천 머다 더니 내 집 앞이 북망일세. 너∼허 허∼야”
상여소리로 유명한 양양 현남면 수동골 상여소리가 지난 2일 현남면 임호정리에서 실제 고인과 유족의 요청에 따라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양양 수동골상여소리보존회(사무국장 송경례)는 이날 현남면 임호정리 주민 고 엄재옥(88) 씨의 장례를 상여가 이동할 때 부르는 ‘상여가는소리’, 회를 섞어 다지는 ‘달회소리’, 봉분을 다지는 ‘달구질소리’ 등을 하며 전통방식으로 치렀다.
수동골상여소리보존회 회원 30여명은 이날 오전 9시 빈소인 서울 아산병원에서 고인의 마을인 임호정리 마을 어귀에 도착한 운구를 메고 생전에 고인이 농사를 지었던 논과 밭을 지나 생가에서 노제를 치른 후 마을회관 뒤편에 자리한 선산에 하관을 하고 장례를 마쳤다. 지역주민들은 상여소리를 듣고 상여가 나가는 길목에 나와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기도 했다.
송경례 수동골상여소리보존회 사무국장은 “전통방식의 장례절차가 사라져가는 현대사회에서 이번 장례는 전통을 되살리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고 했다.
수동골은 양양군 현남면 화상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월천리와 하월천리, 입암리, 임호정리, 원포리, 지경리 등이 위치한 마을을 함께 일컫는 이름으로, 수동골 사람들은 예부터 일손이 부족하면 품앗이를 하거나 두레를 짜서 농사일을 했다. 또 ‘밀양두’라는 상두계를 만들어 계원 중 한 집이 상을 당하면 함께 참여해 장사를 지내고 슬픔을 나눴다. 이 밀양두에 의해 전승돼온 수동골 상여소리는 강원도무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돼 있으며, 농요 기능보유자인 김용우 씨를 비롯해 수동골 주민 40여명이 수동골상여소리보존회를 구성해 계승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제5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강원도 대표로 참가해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상복골 농요소리와 함께 퓨전음악극 ‘손님’에 참여해 2018평창동계올림픽 무대를 빛내기도 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지역의 전통장례문화인 수동골상여소리가 지난 2일 현남면 임호정리에서 실제 고인을 발인하면서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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