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가뭄 장기화로 속초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지역사회에서 물 부족 문제를 더 이상 지자체에만 떠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재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는 이와 함께 설악권 상생 협력 차원에서 속초보다 물 사정이 나은 고성군과 양양군으로부터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이들 지역과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 식수대란을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속초시는 지난달 30일 “겨울가뭄 장기화로 취수원이 부족해 6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부터 안정적인 취수량이 확보될 때까지 설악정수장 급수지역을 제외한 시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제한급수를 실시한다. 시가 6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가면 지난 1995년 12월 이후 7번째다.
이에 지난 20여년 동안 안정적인 식수확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속초시를 성토하는 목소리와 함께 물 부족 사태를 기초 지자체에 떠넘긴 채 뒷짐만 지고 있는 정부와 강원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흥빈 속초시 기획감사실장은 지난달 25일 오후 국회 본관 4층 국회의장 정책보좌관실에서 열린 실향민역사관 조성과 관련한 간담회 직후 “겨울가뭄에 의해 전국 여러 곳에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현행 법(수도법 제2조) 체계상 지방자치단체가 관장하고 있는 물 관리 업무를 국가 차원으로 전환하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임 실장은 이날 이양수 국회의원실도 찾아 이 같이 건의했다.
임 실장은 “겨울가뭄 장기화로 속초지역은 물론 전국 여러 곳에서 지금과 같은 식수난이 발생해도 현행 법 체제 하에서는 식수난을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물 관리 업무를 국가 관리로 전환해 적극적인 대처와 대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건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서 속초시를 비롯해 삼척시 하장면 일대, 경남 양산시·밀양시·창녕군, 전남 완도군·신안군, 경기 가평군, 인천광역시, 대구광역시, 경북 경주시 등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설악권 상생 협력을 위해 공공기관만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도 인접 지역인 양양군과 고성군에 적극적으로 식수 공급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는 실제로 지난달 26일 속초 겨울가뭄 현장을 찾은 송석두 강원도 행정부지사에게 인근 지자체에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시는 지난 1995년 식수난 발생 이후 양양 남대천 하천수와 고성 학사평저수지의 물을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방안 등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속초와 양양지역에 건설하려 했던 동해북부권 광역상수도개발계획과 고성군의 상수원을 끌어들이는 지방상수도 비상 공급망 구축 사업 또한 해당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위로 끝났다.
이와 관련 윤광훈 속초시번영회장은 “어제(1월 30일) 열린 설악권번영회 회장단 회의에서 이병선 시장과 함께 설악권 상생 협력 차원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건의했다”며 “강원도와 국가도 물 부족 문제를 재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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