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실향민마을인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에 실향민들의 문화와 역사를 보관할 실향민역사관 건립이 추진된다.
실향민들의 음식과 전통문화공연 등을 통해 실향의 아픔과 그리움을 달래는 실향민문화축제도 지금의 시비 지원 방식이 아닌 전액 국비로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속초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산하 이북5도위원회와 국회가 이북도민의 실향의 문화와 역사를 보관하는 실향민역사관을 속초지역에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북5도위원회는 미수복 5도를 포함해 경기도와 강원도의 미수복 시·군을 관할하는 행안부 산하 정부기관이다.
실향민역사관 건립사업은 지난해 11월 24일 청호새마을금고 회의실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과 지역 실향민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본격화 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 의장을 비롯해 실향민 대표로 김진국 청호동노인회장과 손문영 영북지구 이북도민회장, 이북도민회 임원진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실향민 대표들은 실향민역사관의 청호동 아바이마을 내 건립과 실향민문화축제의 국비 보조를 건의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관으로 통일부 이산가족과와 행안부 이북5도위원회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실향민사업 관련 조사에서 실향민문화축제를 비롯한 관련 사업을 이북5도위원회가 주관해 추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같은달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실향민사업 관련 보고회에 앞서 속초시박물관은 실향민문화축제의 국비(3억원) 지원을 건의하는 사업계획서와 실향민역사관 조성 관련 자료 등을 제출했다.
국회는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오후 2시 국회 본관 4층 국회의장 정책보좌관실에서 최상용 정책보좌관과 이북5도위원회, 강원도, 속초시박물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향민역사관 조성과 관련한 국비 확보 방안과 사업 추진 계획 등에 대한 협의를 가졌다.
실향민역사관 건립은 실향민들의 피난과정, 정착과정, 가족관계 등의 기록을 보존해 실향민 문화복원 및 전쟁 재발 방지,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의지 고취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협력해 추진되고 있다.
이북5도위원회 등은 실향민역사관 건립과 관련한 기본계획을 속초시가 오는 3월까지 마련하면 예산편성 등의 작업을 거쳐 오는 2020년에는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역사관 건립에 대한 초안이 마련되면 다음달 말까지 속초에서 관계자 회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국 청호동노인회장은 “우리 마을에 실향민역사관이 건립되면 우리가 세상을 떠나도 후세들이 마을의 역사와 애환을 영원히 기리고 간직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마을이 국내 대표적인 실향민마을인 만큼, 우리 마을에 반드시 역사관이 건립돼야 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청호동 마을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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