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설악권을 꽁꽁 얼어붙게 하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설악산국립공원 내 대부분의 폭포가 예년에 비해 일찍 얼어 산악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반면, 재래시장에는 이용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대조를 보이고 있다.
■설악산 빙벽등반 지난 6일부터 허가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설악산 공원 내 폭포가 산악인들의 빙벽훈련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강추위 속에 예년보다 빠른 지난 6일 설악산 내 폭포에 대한 빙벽등반을 허가했다.
설악산사무소는 “지난해 12월 강추위가 두 차례 이어진데다 새해에도 한파가 기승을 부려 설악산 내 폭포가 예년보다 일찍 얼어 지난 6일 빙벽등반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초순에는 높은 기온으로 설악산 내 폭포가 얼지 않아 한파가 찾아온 하순(25일)에야 빙벽등반이 가능했다.
지난 2013~2015년에는 따듯한 날씨로 빙질이 좋지 않아 3년간 ‘설악산 토왕성폭포 빙벽등반축제’가 아예 취소되기도 했다.
설악산사무소는 지난 6일 빙벽등반 허가 이후 전국 산악인들의 빙벽등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설악산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설악산 내 폭포 가운데 눈이 거의 오지 않은 토왕성폭포와 오십미터폭포, 백미터폭포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폭포에서는 빙벽등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는 강추위로 낙수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빙질이 양호한 편”이라며 “안전사고에 대비해 안전반도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계량기 동파신고 속출
속초기상대에 따르면 한파로 지난 23일 속초지역의 최저기온이 영하 13.8도를 기록한데 이어 24일 영하 15.9도, 25일에는 영하 16.2도까지 떨어졌다.
지난 11일과 12일 최저기온도 각각 영하 11.9도와 14.1도를 기록했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서 속초시상수도사업소에는 수도계량기 동파신고가 속출했다. 시는 지난 24일에만 4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모두 14건의 동파신고가 접수됐다고 했다.
이에 시는 속초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면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에 대비해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도 지난 24일 강추위로 이용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일부 상인들이 좌판을 열지 않는 등 썰렁했다.
평소 관광객들로 붐볐던 닭전골목도 이날 오전 가게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생선골목 또한 강추위에다 속초 앞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어선들이 조업에 나서지 않자 아예 좌판을 열지 않은 상인들도 많았다. 일부 상인들은 좌판에 놓인 생선을 치우고 일찍 장사를 마감하기도 했다.
한 상인은 “혹시나 하고 나왔는데 너무 추워 다니는 사람도 없어 일찍 장사를 접고 집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강추위로 설악권이 꽁꽁 얼어붙은 지난 24일 평소 사람들로 붐비던 속초관광수산시장 생선골목이 썰렁하다. 한 상인이 강취위로 좌판을 열지 않은 노점좌판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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