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향기>로 유명한 김하인(56, 사진) 작가가 지난 10일 신작 장편소설 <셰프와 소믈리에>를 출간했다.
고성에서 작가와 이웃하며 깊은 친교를 나눈 젊은 부부의 삶을 그려낸 실화 소설로, 제목 <셰프와 소믈리에>는 이들 부부의 실제 직업이었다. 미혼모인 ‘민선’을 만나 사랑했던 ‘윤석’의 실화를 가능한 다치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움 속에서도, 작가는 섬세한 문학적 재구성과 감각적 내러티브를 통해 <국화꽃향기>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재현해냈다.
“당신이 그리워진다는 건 내 가슴이 종이와 펜으로 변했다는 것을 뜻하지. 눈물에 담긴 햇빛으로 나무와 꽃, 바람과 별의 글자를 쓴다는 거지. 당신과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이 파란 하늘빛 배경이 된다는 것이지. 그리움은 삶과 죽음이 구분되지 않는 경계로만 날아가는 종이비행기 같은 것… 바람 불어 흔들리는 날 당신에게 날아간 내 마음이 당신 손에 읽혀지겠다는 약속이 방울방울 글자가 되어 내 눈가에 맺혀졌다는 것을 말하지.”<본문 중에서>
김하인 작가는 양양 상운폐교를 거쳐 지난 2008년 고성 죽왕면 문암리 자작도 해수욕장 근처에 정착했다.
“하얀섬 2개가 보이는 백도가 예뻐서 고성으로 이사했죠. 근데 백도 지역에서는 백도가 잘 안보이고, 여기 자작도 해수욕장에서 더 잘 보여요.”
상운초교에 머물 때 도예가인 여성을 만나 결혼했고, 현재 문암에서 ‘김하인아트홀’과 ‘국화꽃향기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 친화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지하에는 60~7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단체 도예공방이 있고, 1층에는 원두커피를 파는 도서관이 있어요. 2층에서는 수제빵을 만들 수 있고요.”
김 작가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학교 3학년 때 <조선일보>, <경향신문>,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장편소설 <푸른 기억 속의 방>을 출간하고 <현대시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대표작품 <국화꽃향기>(2000년)는 밀리언셀러(100만부)였다. ‘김하인 아트홀’을 운영하면서 <아침인사>, <일곱송이 수선화>, <목련꽃 그늘>, <연서>, <잠이든 당신>, <세가지 사랑> 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다.
곽동진 기자 seah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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