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드마린보이’가 지난 19일 오후 3시 고성문화의집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는 고성 현내면 대진리에 정착한 탈북 머구리 박명호 씨의 고군분투를 다룬 작품으로, 고성에서는 첫 상영됐다. 고성문화원이 주최·주관한 이번 상영회에는 지역주민과 군인 등 약 300명이 자리를 메웠다.
영화는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 개장을 시작으로 박명호 씨의 남한생존기를 다룬다. 특히 저도어장은 지난해 4월 타지역 어촌계 어선들과의 갈등으로 대진과 초도 어촌계 소속 117척이 조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주인공 박명호 씨와 진모영 감독이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관객과의 일문일답.
-강원도 고성에서 영화를 촬영했는데 이유가 있나.
△진모영 감독 : 유독 강원도와의 인연이 많았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강원도 횡성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강원도 이야기로 이어진 거 같다.
-영화를 보고나니 박명호씨 건강이 제일 걱정되는데, 요즘 건강은 어떤지.
△박명호 :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평소에 체력관리도 하고 있고, 고성군에서 머구리를 위한 감압실 사용을 무료로 제공해 줘서 잘 활용하고 있다.
-북에서 넘어올 때 무섭지 않았나.
△박명호 : 북에서 아내하고 애들하고 함께 내려왔는데 목숨을 걸어야 했다. 북에서 탈출하다 걸리면 총살형이다. 남측에서도 우리가 누군지 모르니 총을 쏠 수도 있는 상황일 수 있으니까. 도착하고 나니 부인 얼굴이 시커멓더라. 눈빛 다크서클이 얼굴 전체에 퍼진 거 같더라.
-탈북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솔직히 나하고 부인만 있었다면 그냥 북에 살았을 것 같다. 하지만 어린 아들 2명을 위해 용기를 냈다. 애들은 미래가 있으니까.
-영화를 보니 회집을 오픈했던데 장사는 잘 되는 지 궁금하다.
△박명호 : (웃음) 아직 잘 모르겠다.
△진모영 감독: 감독으로서 횟집 운영도 잘 되게 해드려야 하는데, 그 부분은 죄송하다. 다만 우리가 진정으로 원했던 이야기. 즉 탈북자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재밌었던 일화는.
△박명호 : 남한에서 보트를 타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근데 내가 자격증이 있을 리가 있나. 그래서 “내가 북에서 보트를 타고 내려온 사람인데 자격은 되지 않느냐”라고 말하자 이를 수긍하며 자격증을 내줬다.
-감독의 차기작이 궁금하다.
△진모영 감독 : 현재 촬영 중인 작품은 없다. 향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
곽동진 기자 seahike@naver.com
주인공 박명호(왼쪽), 진모영 감독(중앙), 사회자(오른쪽)이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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